골프장 대표로부터 뇌물받은 경찰서장…법원 "해임 적법"

      2024.08.04 15:00   수정 : 2024.08.04 1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관할구역 내 골프장 대표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 판결을 받은 경찰서장에 대한 해임 처분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이정희 부장판사)는 A씨가 경찰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해임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20~2021년 인천의 한 경찰서 서장으로 근무하면서 119만5000원 상당의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수수한 혐의(뇌물수수)로 기소됐다.

그는 관할구역 내 골프클럽 대표로부터 100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수수하고, 골프장 비회원임에도 회원 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심은 A씨의 뇌물수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50만원을 선고했다.
이후 항소심은 자격정지 1년 및 벌금 250만원을 선고했고, 이는 지난해 6월 확정됐다.

경찰청 경찰공무원 중앙징계위원회는 당시 골프클럽 감사가 음주측정 거부로 현행범으로 체포됐지만,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사건과 관련해 뇌물 수수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A씨에게 해임과 징계부가금 3배(358만5000원)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골프장 대표와 오랜 기간 가까운 친분관계를 유지해왔고, 친분으로 혜택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고는 당시 경찰서장으로서 관내에 발생하는 모든 범죄수사에 관해 직무결정권을 갖고 직무상·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며 "골프클럽 감사의 형사사건 진행상황을 알아봐주고, 골프클럽 대표로부터 재산상 이익을 수수한 것이므로 직무관련성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고는 범죄 예방, 진압 및 수사를 직무로 하는 경찰공무원으로서 일반 공무원들보다 높은 청렴성, 도덕성이 요구되고, 직무관련자 등과의 사적 접촉, 금품 등 재산상 이익의 수령 등에 특히 유의했어야 한다"며 "공무원 직무집행의 불가매수성과 공정성, 그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현저히 훼손하였는바, 그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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