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미국 경유 남미 순방, 다시 양안 및 중미관계에 현안으로
2024.08.04 15:45
수정 : 2024.08.04 15: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미국 경유 문제'가 다시 양안(중국과 대만) 및 중미 관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중남미 순방에 나서는 라이칭더 총통이 미국 본토 또는 알래스카나 하와이를 거쳐서 목적지 중남미에 갈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연합보와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들은 4일 '독립·친미' 성향의 라이칭더 총통이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미국을 거쳐 중남미 수교국 등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하면서 이 문제를 짚었다.
라이 총통이 어디를 거쳐서 가는냐는 상징적으로 중요하고 미중 관계에서 늘 갈등 요인이 되어 왔다. 중국은 주권도 없는 분리주의자 대만 총통이 미국을 경우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미국을 압박해 왔다.
대만 측에 있어서는 경유하는 곳이 어디냐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 라이 총통 첫 순방에서 미국 당국이 보여주는 '대접'이 라이 총통의 양안정책에 대한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생각을 보여주는 풍향계,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이다.
라이 총통의 미국 경유 순방이 이뤄진다는 것은 라이 정부를 미국이 보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할 전망이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 반발을 고려해 라이 총통의 미국 경유 순방을 거절하거나, 미국 본토가 아닌 하와이나 알래스카 경유 등으로 비교적 급이 낮은 대우를 하게 된다면 미국 대선에서 정치적 파장이 일 수 있다.
한편 대만 언론들은 대만 당국과 대만 주재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가 미국 경유를 통한 우방국 순방 계획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최근 대만 국가안전회의(NSC)와 외교부 고위 관계자들이 라이 총통의 미국 경유 방문 일정 조정을 위해 잇달아 미국 방문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대만 언론은 '남미 유일 대만 수교국' 파라과이가 라이 총통의 첫 순방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8월 당시 부총통 자격으로 라이 총통이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고, 페냐 대통령도 지난 5월 라이 총통 취임식에 참석해 구두로 라이 총통의 순방을 초청한 상태이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