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거쳐 87%…텃밭서 당대표 연임 수긍받은 이재명

      2024.08.04 16:52   수정 : 2024.08.04 17: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4일 민주당의 안방인 호남에서 치러진 경선에서 압승하면서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기류를 거듭 확인했다. 다만 비교적 저조한 투표율을 고려할 때 이 후보가 과연 득표율만큼의 실질적인 당내·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지는 회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후보는 이날 당대표 선출 순회 경선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누적 득표 결과 득표율 86.97%를 기록했다.

경쟁자인 김두관·김지수 후보는 각각 11.49%와 1.55%를 얻는 데 그쳤다.

민주당은 전날 전북, 이날 광주와 전남에서 합동연설회를 진행한 후 해당 지역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를 실시했다.

호남 경선은 민주당의 정치적 텃밭이자 권리당원 3분의 1이 모여 있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호남 3개 지역 권리당원은 41만명으로 전국 권리당원 123만1000명의 33.3%에 달한다. 앞서 경선을 마친 10개 지역을 합친 28만명보다 훨씬 많다.


이 후보는 전북·광주·전남에서 각각 84.79·83.61·82.48%를 얻어 자신의 대세론을 재확인했다.

다만 이 후보의 압도적인 득표율과 대조되게 전대 투표율이 상당히 낮은 것을 놓고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보다 높은 차원의 대표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까지 당대표·최고위원 선거 권리당원 투표율은 각각 26.47·27.12%에 그친다.

이대로 가면 대표 후보들 간 진흙탕 싸움이 벌어져 ‘분당대회’ 아니냐고 조롱받은 국민의힘 전대 투표율(48.5%)은 물론, 이 후보가 당대표로 뽑혔던 2년 전 투표율(37.09%)에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세 후보와 언더독 후보 간 격차가 너무 크면 유권자들이 투표할 마음이 안 든다”며 “당원들이 2008년 대선 때와 같은 선택을 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당시 후보는 저조한 투표율(63.03% )에서 48.67%를 득표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당시 투표장에 나가지 않은 야권 성향 유권자들이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 것은 아닌 것처럼 이번 민주당 전대의 낮은 투표율도 어느 정도는 대세 후보에 대한 비토 심리를 보여 주는 것일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한편 최고위원 후보 간에는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
중위권에 머물러 있던 김민석 후보가 최근 ‘명심 마케팅’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이더니 마침내 정봉주 후보를 제치고 종합 1위로 올라섰다. 역시 ‘찐명’을 자처하면서도 하위권에 속해 있던 한준호 후보도 전북에서의 깜짝 1위를 바탕으로 종합 3위까지 올라섰다.
하위권이었던 민형배 후보는 지역구인 광주와 전남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하면서 당선권인 종합 5위에 안착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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