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 ‘해상도 vs 주사율’ 고민 말고 게임 따라 바꾸세요"
2024.08.04 18:22
수정 : 2024.08.04 18:22기사원문
LG디스플레이는 업계 최초로 주사율과 해상도를 변환할 수 있는 31.5형 게이밍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개발했다. 해당 패널은 제품 출시 뒤 전문 리뷰어와 게임 마니아들 사이에서 '꿈의 모니터' '마스터 피스(걸작)'라는 호평을 받으며 프리미엄 게이밍 모니터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주사율과 해상도 변환이 가능한 혁신적 패널을 개발한 박신균 LG디스플레이 대형 제품개발2담당(사진)은 4일 "슈팅 게임과 레이싱을 즐기는 사람은 주사율이 중요하고, RPG 장르처럼 영상미가 필요한 게임은 해상도가 중요하다"며 "사용자 니즈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모니터를 개발하고 싶다는 고객사의 요청에 대응해 제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한 박 담당은, 대학생 시절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이 액정표시장치(LCD)로 넘어가는 변곡점을 보며 '디스플레이로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갖고 2003년 LG디스플레이에 입사했다. 이후 20여년간 개발 업무를 맡아 △롤러블 △벤더블 △투명 △8K 등 세계 최초 OLED 신기술 개발에 일조했다.
박 담당이 개발한 패널에는 LG디스플레이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핵심 기술인 'DFR'이 적용됐다. 기존 모니터가 주사율을 높일 때 픽셀이 충분한 충전·구동 시간을 가질 수 없어 나타나는 과부하 현상을 개선한 기술이다.
DFR의 핵심은 '이중 트랙 설계'에 있다. 그는 "쉽게 설명하자면 고속도로 톨게이트가 하나뿐인데, 평소보다 많은 차가 톨게이트를 통과해야 한다면 속도를 낮추거나 정체가 발생하는 등 제한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톨게이트를 두 곳으로 늘리면 감속 없이도 더 많은 차량이 빠르게 지나갈 수 있게 되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설명했다.
해당 제품은 메타 테크놀로지 2.0을 기반으로 DFR, 픽셀 사운드(별도의 스피커 없이 화면에서 소리를 내는 기술) 등 최첨단 기술을 접목하면서도 기획 단계부터 고객사와 함께 해야 하는 최고난도를 자랑하는 프로젝트였다. 더욱이 고객사로부터 계획된 일정보다 양산을 앞당겨 달라는 요청이 접수돼 난이도가 한층 높아졌다. 실무자들은 매주 3회 이상 고객사와의 미팅, 개발 과정에 대한 열린 소통을 통해 목표했던 기한보다 조기에 개발을 완료할 수 있었다.
박 담당은 "고객의 요청을 최대한 충족시키기 위해 모든 유관부서가 역량을 집중하고, 고객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기존 예상 대비 4~5개월 단축할 수 있었다"며 "과정은 힘들었지만 진정한 고객가치를 실현했다는 점에서 만족도 높은 프로젝트"라고 소회를 밝혔다.
차기 모니터용 OLED 패널에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 적용 폭을 넓혀 몰입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박 담당은 "모든 사람들이 화질도 우수하고 눈건강에도 좋은 OLED 모니터를 경험할 수 있도록 더욱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개인적 바람"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