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백혈병 치료 예측 바이오마커 개발

      2024.08.05 10:57   수정 : 2024.08.05 10: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환자들에게 맞춤형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는 획기적인 연구가 발표됐다.

윤태영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팀은 새로운 기술을 통해 ABT-199 표적 항암제의 작동 기전을 밝혀내고, 개별 환자의 치료 반응성을 높은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는 ‘고성능 동반진단 바이오마커’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혈액 또는 골수 내 비정상 백혈구가 급격히 증식해 정상 혈액 세포의 생성을 방해하는 혈액암의 일종으로, 신속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의 선택이 중요하다.



BH3 모사체는 BCL2 단백질을 표적으로 해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약물로, 특히 ‘ABT-199’ 표적 항암제는 AML 치료에 높은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모든 환자가 동일한 치료 효과를 얻지 못하고, 일시적 관해 후 저항성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 ABT-199의 효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단분자 풀다운 및 공면역침강 기법과 단분자 형광 이미징 기술을 통해 약 3만개의 세포를 분석해 22종의 서로 다른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PPI) 신호를 정량적으로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단백질이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 하는지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게 됐다.

이들은 ABT-199가 BCL2 단백질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BCL2-BAX 복합체를 분해시키고, 이 과정에서 활성화된 BAX 단백질이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ABT-199가 암세포를 죽이는 주요 메커니즘을 명확히 밝혀냈다.

이어 연구팀은 32명의 AML 환자 검체에서 다차원 PPI 프로파일 데이터를 획득하고, 생체 외 수준에서의 약물 반응성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ABT-199의 민감성과 저항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단백질 복합체를 밝혀냈다. 특히, BCL2-BAX 복합체는 ABT-199의 민감성과, BCLxL-BAK 복합체는 저항성과 관련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개별 AML 환자의 ABT-199 약물 반응성을 예측할 수 있는 ‘고성능 동반진단 바이오마커’를 개발했다. 이 바이오마커는 환자의 세포에서 특정 PPI 신호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고, ABT-199가 효과가 있을지를 높은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

연구팀은 개발한 바이오마커의 예측 정확도를 생체 외 수준에서 테스트했다. 그 결과, 최대 94%의 예측 정확도(AUC-ROC)를 보였으며, 이는 임상 적용에 충분한 수준이다.
실제 10명의 AML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테스트에서도 9명의 항암제 반응성을 성공적으로 예측했으며, 민감도 100%, 특이도 83.3%의 성능을 보였다. 이는 높은 정확도로, 환자의 항암제 반응성을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윤 교수는 “단분자 공면역침강 기법은 다양한 시료에서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도구”라며 “이 기술을 통해 복잡한 단백질 상호작용 네트워크를 이해함으로써 분자 진단의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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