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혼의 대한민국, 여기까지 왔다... 부디 ‘안세영’과 ‘태권도’만 해주면
2024.08.05 11:14
수정 : 2024.08.05 14:19기사원문
이번 파리 올림픽은 유달리 논란이 많다. 개회식에서 한국을 북한으로 잘못 소개하는 역대급 사고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경기 내적으로는 이번 올림픽이 대한민국 스포츠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무엇보다 양궁 전종목 석권이 나왔다. 역대 최초로 전종목 석권이 나왔고, 역대 최초의 단체전 10연패가 나왔다. 그것 뿐만 아니다. 대한민국 역대 최초로 3관왕이 2명이나 나왔고, 한국 남자 펜싱 사상 최초로 2관왕도 나왔다. 무엇보다 4.9mm의 기적으로 유명한 김우진의 마지막 슛오프는 역대 양궁 역사에 길이 기록될 명승부다.
이 한 발로 대한민국은 2명의 3관왕과 전종목 석권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사격에서도 역대 최고의 성적이 기대된다. 이미 한국 사격은 금3, 은2개로 역대 최고 성적 타이를 기록했다. 중국의 금4개에 이어서 2위다. 여기에서 메달 하나만 추가하면 파리 사토루 슈팅장은 대한민국 사격계에 영원히 기억될 장소가 된다. 남자 25m 속사권총의 조영재가 그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10대~20대 극초반의 명사수들이 대거 발굴 된 것이 엄청난 성과다.
유도, 태권도, 복싱 등에서도 이번 파리 올림픽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유도는 비록 금메달은 따내지 못했지만, 혼성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무려 11명이 무더기로 동메달을 받았다.
거기에 20대 초반의 허미미, 이준환, 김민종, 김하윤 등이 좋은 기량을 보이며 한국 유도의 세대교체를 이뤘다. 금메달은 못 땄지만 2000년 이후 최다 메달인 5개를 수확하기도 했다.
여자 복싱은 사상 최초로 메달이 나왔다. 임애지가 걸어가는 길이 곧 한국 여자 복싱의 역사이고 발자취다.
펜싱에서도 한국 남녀 사브르가 동시에 단체전에서 결승에 진출했다는 것도 의미가 깊다. 펜싱 종목에서 한국은 전체 출전국 중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후반 메달레이스는 아직도 풍성하게 남아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안세영과 태권도다. 배드민턴 안세영은 남아있는 모든 종목 중 가장 금메달 확률이 높은 선수다.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28년 전 수지 수산티를 꺾고 우승했던 방수현 이후 첫 금메달이 나오는데다, 배드민턴도 지긋지긋한 노골드 행진을 깨부수게 된다.
만약, 안세영의 금메달이 나오면 나머지 종목은 정말 부담 없는 레이스가 펼쳐질 수 있다. 이미 역대 최고치에 근접하는 성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태권도는 마지막 남은 금 밭이다. 4인의 태권 전사들은 최소 금메달 1개 이상을 가져오겠다고 벼르고 있다.
프랑스 파리는 태권도가 처음 정식종목 채택이 결정 된 유서 깊은 장소다. 그리고 태권도가 열리는 그랑팔레는 한국 펜싱 사브르의 역사를 창출한 곳이며, 프랑스의 정체성을 가장 강하게 머금은 멋진 경기장으로 꼽힌다.
여기에 브레이킹 김홍열, 여자 골프 고진영, 높이뛰기 우상혁, 역도 박혜정 등도 다크호스로서 예상 밖의 성과를 노리겠다고 벼르고 있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다.
대한민국은 48년 만에 하계올림픽 최소 인원(선수 144명)이 출전했다. 모 일본 극우 인사는 "한국 스포츠의 침몰을 상징한다"라며 비아냥 대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성과는 눈이 부시다 못해 찬란할 지경이다. 태극 전사들의 투혼이 만들어낸 성과물이다.
과연, 그 찬란한 성과의 화룡점정을 안세영과 태권도가 찍어줄 수 있을까.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