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노란봉투법 시즌2…늘어난 독소조항에 기업들 초긴장
2024.08.06 06:00
수정 : 2024.08.06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지만, 여야 입장은 21대 국회 때보다 한층 더 첨예해졌다. 22대 국회에서 입법 주도권을 쥔 야당이 노봉법을 더욱 강력하게 재정비했기 때문이다.
여당은 독소조항이 배로 늘어났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노동조합 활동 면책' 조항 탓에 기업 경쟁력이 크게 훼손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노봉법 시즌2'를 단독으로 처리했다.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했으며, 이준석·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은 반대표를 던졌다.
이번에 신설된 노조법 제3조 2항은 핵심적인 독소조항으로 꼽힌다. 사용자 불법행위에 대해 부득이 사용자에게 손해를 가한 노조·근로자는 배상할 책임이 없다고 규정한 항목이다. 근로자가 사용자의 불법을 명분으로 내세울 경우, 매일 파업을 해도 사용자의 손해배상 청구가 금지되기 때문에 노조의 불법행위가 만연해 질 것이라는 우려다.
근로자가 아닌 자의 노조 가입을 금지했던 노조법 제2조 4호를 이번 국회 들어 삭제한 것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현행법상 근로자가 아닌 특수고용노동자나 플랫폼 종사자 등의 단결권도 보장한다는 취지지만, 당장 산업현장의 갈등이 극심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1대 국회 개정안에도 포함됐던 노조법 2조 4호(사용자 범위 확대)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강하다. '사용자' 범위를 사실상 원청까지 확대한 것으로, 수많은 하청업체들이 하나의 원청 사용자에게 직접 노동쟁의를 할 수 있게 돼 산업현장에 큰 혼란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야당은 해당 법안이 '친기업법'이라는 주장도 내놨다.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란봉투법은 친노동이자 친시장, 친기업법"이라며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의 권리를 존중할 때 노사 대화나 타협도 가능하고 그럴 때 시장경제 또한 더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법은 정치 파업을 위한 노조의 레버리지를 극도로 높여주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우상향 발전을 정면으로 가로막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맞섰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