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 "평북 의주군 신의주 일대 수해 주민들...동향 감시 강화"

      2024.08.05 14:03   수정 : 2024.08.05 14: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북한 당국이 최근 홍수 피해로 부모와 자녀 등 가족을 잃은 주민들 동향을 감시하면서 슬픈 내색도 못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평안북도의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침수현장에서 주민구출을 지휘했다는 ‘위민헌신’ 선전에 주력하며 수재민들의 말과 행동을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달 말 기록적인 폭우로 평안북도 의주군과 신의주 등 여러 지역이 침수되면서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우리 통일부 당국자도 지난 1일 이번 수해로 "북한에서 상당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위화도 전체, 의주군, 자강도 만포시까지 침수가 식별됐다”고 밝혔다.

신변안전을 위해 익명을 요청한 소식통은 “위화도에서 직승기를 타고 구출된 사람들은 신의주 시내 호텔과 여관 등에 임시 거처하도록 조직됐다”며 “첫날(지난달 28일) 수재민들은 노부모나 어린 자녀가 홍수에 떠내려간 것이 억이 막혀 통곡하다가 감시요원에게 저지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감시요원들은 국가보위부 간부들”이라며 “이들은 수재민들이 들어있는 방마다 텔레비죤과 녹화기를 연결해 최고존엄이 위험을 무릎 쓰고 침수지역 인민들을 구출했다는 영상을 보게 하고 (김정은의) 인민사랑에 고마움을 갖도록 (강요)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당국의 감시가 매일 이어지며 수해로 가족 잃은 수재민들 속에서는 울지도 못하고 가슴에 한이 쌓여 고열과 두통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압록강 하류에 자리한 신의주 위화도에서 수해 피해자가 가장 많은데, 다른 섬들과 의주군에서 실종, 사망자를 집계하면 1000명은 넘을 것”이라며 “당국은 아침마다 수재민들을 집합시키고 최고존엄이 수해 현장을 지휘하는 영상을 보여주며 ‘수령복’(인민이 수령을 잘 만났다는) 선전을 이어가고 있어 일부 수재민들은 돌아서 울분을 토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재민들은 국영 호텔과 여관, 기업소 합숙 등에 임시 거처하는데, 이들은 물살에 떠내려가거나 진흙으로 지었던 살림집이 폭우로 무너져 깔려 죽은 가족의 모습이 떠올라 통곡하고 싶지만 당국의 감시로 슬픈 내색조차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폭우로 침수된 신의주에서 당중앙위원회 제8기 22차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주최하며 ‘용납할 수 없는 인명피해를 발생시킨’ 책임으로 기존 자강도당 책임비서 강봉훈과 리태섭 사회안전상을 경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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