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대만 증시, 美 침체 위기에 사상 최대 폭락 '검은 월요일'

      2024.08.05 16:09   수정 : 2024.08.05 16: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일본, 대만 증시가 5일 미국발 경기 침체 위기로 8~12%가까이 빠지며 증시 역사상 최악의 폭락장을 기록했다. 특히 일본 증시의 낙폭은 1987년 ‘검은 월요일’을 능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5일 NHK 등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일본 증시의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451.28엔(12.4%) 폭락한 3만1458.42엔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일본 증시 역사상 최대 낙폭이며 과거 검은 월요일 다음날이었던 1987년 10월 20일 낙폭(3836.48엔)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검은 월요일은 1987년 10월 19일 미국 증시에서 발생하여 전 세계로 퍼진 증시 폭락 사태다.


일본 증시의 다른 지수인 토픽스의 선물을 거래하는 오사카 거래소에서는 이날 대량의 주문이 쏟아지자 오전 9시 16분부터 10분 동안 매매를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토픽스 선물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동일본 대지진 직후인 2011년 3월 15일 이후 처음이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주가는 경제 상황이나 기업 활동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정해지는 것으로 일간 동향에 대한 언급을 삼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긴장감을 가지고 시장 동향을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NHK는 이달 1~2일 발표된 미국의 경제 지표로 인해 경기 침체 걱정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지난 1일 공개된 미국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6.8로 6월(48.5)보다 내려가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2일 발표된 미국의 7월 실업률이 4.3%로 전월보다 0.2%p 올랐으며 지난 4월 3.9% 이후 4개월 연속으로 상승했다.

미국 나스닥은 1~2일에 걸쳐 매일 각각 2% 가까이 하락했으며 2일에는 지난달 고점 대비 10% 넘게 빠지면서 조정 구간에 진입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같은 기간 각각 매일 1% 이상 내려갔다.

주말 동안 문을 닫았던 나스닥과 다우, S&P500 지수의 선물 시장에서는 5일 하루 동안 각각 6.01%, 1.17%, 2.88%에 달하는 낙폭이 관측됐다.

이날 대만 가권 지수 역시 전 거래일 대비 1807.21(8.35%) 하락한 1만9830.88로 장을 마쳤다. 해당 수치는 지난 4월 23일 이후 3개월 반 만에 최저치다.
지수 전체 시가총액에서 약 30%를 차지하는 대만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의 주가는 9.7% 추락했다. 같은날 애플 아이폰을 위탁생산하는 훙하이정밀(폭스콘) 주가도 9.9% 폭락했다.
이날 가권 지수의 일일 낙폭은 지수의 산출이 시작된 1967년 이후 약 57년 만에 최대 규모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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