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새 역사 쓴 임애지, 그대가 챔피언
2024.08.05 18:23
수정 : 2024.08.05 19:09기사원문
잘 싸웠다. 사실 경기 내내 맹공을 퍼부운 건 임애지였고, 경기를 주도했던 것도 임애지였다. 현란한 풋워크와 원투 스트레이트, 그리고 왼손 잽이 계속 상대방을 공략했다.
한국 복싱의 희망 임애지(25·화순군청)가 5일 새벽(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준결승전에서 하티세 아크바스(튀르키예)에게 2-3(28-29 27-30 29-28 27-30 29-28)으로 판정패했다. 준결승에 진출해 한국 복싱 여자 선수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확보했던 임애지는 결승 무대까지 밟지 못하고 대회를 마감했다.
아크바스는 임애지와 똑같은 사우스포 스타일의 아웃복서다. 또한 2022년 국제복싱협회(IBA) 이스탄불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로 세계 챔피언이다. 얼핏 봐도 차이가 많이 날 정도로 리치와 신장 차이가 심했다.
임예지는 불리한 조건을 현란한 발을 이용해 뛰어넘으려 했다. 상대가 긴 리치를 이용해 끊임없이 임애지를 노렸지만, 임애지는 발을 쓰면서 인아웃 복싱을 시도했다. 1라운드 1분17초를 남긴 상황에선 절묘한 카운터로 득점에 성공했다.
임애지는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상대의 얼굴을 공략했다. 저돌적인 스트레이트가 2방 이상 성공했다. 하지만 맞받아치는 과정에서 상대에게 유효타를 허용하며 1라운드는 임애지가 2-3으로 근소하게 뒤졌다.
2라운드부터는 스타일이 다소 바뀌었다. 임애지가 적극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왼손 잽을 쓰면서 적극적으로 원투 펀치를 날렸다. 1분을 남긴 상황에서 왼손 스트레이트가 들어갔다. 계속적으로 바디와 얼굴을 향한 원투가 적극적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도 아크바스의 카운터에 고전하며 점수를 잃었다.
3라운드는 2라운드보다 더 저돌적으로 파고들었다. 2분을 남기고 페인트 동작에 이은 원투가 들어갔다. 임애지는 1분27초가 남은 상황에서 상대와 펀치를 맞교환하며 난타전을 펼치기도 했다. 그 결과 3라운드에서는 많은 점수를 얻어냈다. 하지만 임애지는 초반에 잃은 점수를 만회하지 못하고 아쉽게 패했다.
임애지는 지난 2일 여자 54㎏급 8강전에서 예니 마르셀라 아리아스 카스타네다(콜롬비아)를 3-2 판정승으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진출해 한국 복싱에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안겼다. 임애지의 동메달은 2012 런던 대회 한순철(남자 60㎏급 은메달) 이후 한국 복싱에는 12년 만의 올림픽 메달이다. 또한 복싱 여자 선수가 올림픽에서 수확한 첫 메달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