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백한 아동학대"…초등생 아들에 '저속노화' 식단 차려준 의사

      2024.08.06 05:38   수정 : 2024.08.06 05: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 노년내과 전문의가 초등학교 4학년 아들에게 '저속노화' 식단을 줬다는 이유로 악플에 시달렸다.

3일 정희원 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초등학교 4학년 제 아들의 저녁밥"이라는 글과 함께 식판 사진을 첨부했다.

해당 글에는 "아들용 저속노화 밥과 코코넛 오일로 구운 광어", "아들용 저속노화 밥 구성은 콩과 잡곡 35%, 찹쌀 15%, 백미 50%가 들어갔다"는 설명이 담겼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식판과 멸치, 광어, 어묵, 김 등 반찬이 담긴 그릇이 놓여 있다.

저속노화 식단이란 신체 노화를 늦출 수 있는 식단이라는 뜻으로 단순 당과 정제 곡물을 줄이고 통곡물과 채소 위주로 구성한 건강한 식단을 의미한다.

사진을 본 일부 네티즌들은 '아동학대'라며 비난했다. 초등학교 4학년이 먹기엔 부실한 식단이라는 지적이다. 네티즌들은 "초등학생에게 저속노화라니 이건 명백한 아동학대다", "한참 자라날 아이에게 저렇게 부실하게 먹이다니", "아기 엄청나게 말랐을 듯. 뭘 먹으란 거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에 정 교수는 "먹던 중에 찍은 거고 저녁만큼은 건강하게 먹이려고 한다. 간식이나 밖에서 하는 군것질은 자유롭게 하도록 둔다"고 해명했다. 이어 "어릴 때 먹는 가속노화 음식이 왜 나쁘냐면 노화와 성장은 많은 경로를 공유한다"며 "가속노화 음식으로 영양 왜곡이 생기면 성장 궤적이 왜곡된다. 가속 성장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아 비만, 성조숙증 등 대사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그 결과 타고난 키보다 작게 자랄 수도 있다"며 "문제는 성인이 됐을 때까지 이어진다. 더 이른 시기에 당뇨,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을 앓게 될 수도 있고 생식 기능에도 문제가 생기기 쉽다"고 적었다.
그는 "평생 써야 하는 대사 소프트웨어. 어릴 때 잘못된 방향으로 쓰면 더 오래 나쁜 결과를 만들게 되는 것"이라고 글을 마쳤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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