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부르짖는 “제발 양궁협회처럼만” …'정의선 매직' 도대체 어떻길래

      2024.08.06 23:17   수정 : 2024.08.06 23:1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안세영의 폭탄 발언이 나왔다. 안세영은 “양궁협회처럼”이라는 말로 협회의 행정을 비판했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축구 팬들도 “양궁협회처럼”이라는 말로 축구협회를 비판했다. 축구나 배드민턴 뿐만 아니다.
모든 종목의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양궁협회처럼만 하면 실패할 수 없다”라는 말을 부르짖고 있다.

그만큼 행정력과 지원에 있어서 양궁협회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축구팬들이 “제발 축구협회장까지 같이 맡아주시면 안되나요”라고 온라인 게시판을 뒤덮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한양궁협회에 따르면 올해 등록한 실업 양궁 선수는 404명이다. 이렇게 풍부한 선수 자원을 가진 나라는 한국뿐이다. 하지만 최고의 선수들이 모였다고 해서 늘 우승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수많은 변수를 최대한 통제하며 최상의 실력을, 최고의 무대에서 있는 그대로 뽐낼 수 있게 해주는 건 대한양궁협회의 몫이었다.



양궁협회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물 샐 틈 없는 '완벽 지원'으로 선수들을 도왔다.

도쿄 올림픽 때처럼 진천선수촌에 앵발리드 양궁 경기장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듯한 '세트'를 설치했다. 간판, 대형 전광판 등 구조물을 대회 상징색까지 반영해 세트 경기장에 구현해냈다. 경기장 출입구에서 사대, 미디어와 만나는 인터뷰 공간까지 가는 동선을 실제와 똑같이 만들고 장내 아나운서 코멘트, 관중의 환호성에 소음까지 프랑스어와 영어로 틀어 현장감을 높였다.

이 '진짜 같은 가짜 앵발리드'에서 많게는 하루 600발의 화살을 쏜 선수들은 진짜 앵발리드에서도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센강변에 있는 앵발리드의 까다로운 강바람에도 대비했다.

센강에서 앵발리드 경기장까지 거리는 약 200∼300m다. 양궁협회는 경기도 여주 남한강변에서 300m 떨어진 곳에 훈련장을 마련해 6월 2일부터 사흘간 훈련을 진행했다. 이는 '신의 한 수'였다.

3관왕에 오른 임시현은 "(앵발리드는) 바람을 탈 것 같은데 안 타고, 안 탈 것 같은데 타고…조금 종잡을 수 없는, 조금 까다로운 경기장"이었다면서 "강바람 훈련 덕에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양궁협회는 파리 현장에서의 선수 지원에도 온 힘을 쏟았다. 회장사인 현대자동차 도움을 받아 프랑스 근교 일드프랑스에 위치한 140년 전통의 종합 스포츠클럽 '스타드 프랑쉐'를 대회 기간 통째로 빌렸다.

이곳에서 선수들은 편한 마음으로 기량을 점검할 수 있었다. 또 선수들이 경기 사이에 푹 쉴 수 있도록 앵발리드에서 2분 거리에 있는 호텔에 휴게공간을 마련했다. 방 6개에 더해 2층 라운지를 통째로 빌렸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지난해 대통령의 프랑스 순방길에 동행하면서 시간을 쪼개 선수 지원 시설들을 둘러보며 동선 등에 문제점은 없는지 직접 체크했다고 양궁협회 관계자들은 전했다.


3관왕 김우진은 "한국 양궁은 체계가 확실하게 잡혀있다. 누구나 실력만 있으면 기회가 있다. 공정한 대한양궁협회가 있기에 모든 선수가 부정 없이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궁협회 회장(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양궁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어떻게 하면 세계 정상을 지킬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만들어간다. 그래서 계속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의선 회장은 "선수들이 노력한 것만큼, 그 이상으로 잘하도록 협회가 도와서 잘하려 했는데 그보다 훨씬 더 잘해줘서 메달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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