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경매 '지지부진'...수익률 낮고 폐업 많고
2024.08.08 16:47
수정 : 2024.08.08 16:4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경매시장'에서 수도권 상가의 낙찰율이 이어가고 있다. 상가 수익률은 낮고 공실률이 높은 상황에서 대출 금리마저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또 경매 물건 대다수가 입지경쟁력이 떨어져 투자자들의 관심도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8일 업계 및 지지옥션에 따르면 수도권 상가(구분상가, 집합상가, 근린생활시설 등) 경매 물건이 적체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상가경매에는 평균 2.2명이 응찰해 낙찰율 22%(286건 중 63건 낙찰)를 기록했다. 전달 낙찰율 16.3%보다 다소 개선된 수치지만 상가 경매물건은 쌓이고 있다.
경기, 인천 상가 경매는 서울 보다 더 침체된 상황이다. 경기 지역 상가 경매물건은 지난달 총 487건 중 86건만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낙찰율은 17.7%에 불과하다. 인천 역시 102건중 19건에 그쳐 낙찰율 17.7%에 머물렀다. 낙찰가율도 55%로 60%도 넘지 못했다. 부동산 상승기인 지난 2021년 11월 111.7%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서울 보다 상권 매력이 떨어지다보니 투자자들의 관심도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상가 경매 위축은 상가 매매시장 침체와 연결돼 있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위축 등으로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늘면서 안정적인 임대도 힘들어져 매매거래는 저조하다. 또 상가 경매 물건들이 대부분 입지 매력이 크지 않아 임대수익 기대감이 낮은 것도 매력을 반감시키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최근 임대시장 침체로 임대료가 내려가고 금리는 높아 상가 임대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상가 공실은 늘고 투자수익률은 하락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중대형 상가 연간 투자수익률은 2022년 5.54%에서 지난해 3.18%로 하락했다. 공실률의 경우 서울 중대형 상가는 8.5%로 전기 대비 0.1%p 올랐다. 올해 2·4분기 상가통합 임대가격지수는 서울은 전기 대비 0.5% 소폭 올랐지만 경기는 0%로 보합, 인천은 0.2% 하락했다. 최승욱 서촌상가부동산 대표는 "수익률이 금리 보다 높아야 투자가치가 있다"며 "경기, 인천은 수익률이 서울 보다 더 높아야 투자를 고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상가 중에서도 구분상가(하나를 독립된 단위로 나눠 소유) 및 노상 점포가 아닌 건물 전체 근린생활시설을 말하는 '통 상가' 경우는 낙찰가율이 높다. 건물주가 되려는 '큰 손'들의 투자수요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강남구 삼성동 근린생활시설(1985년 준공, 5층)법정 경매에는 2명이 응찰해 141억원(낙찰가율 100.6%)에 낙찰됐다. 또 지난달 30일 용산구 이태원동 근린생활시설(1986년 준공, 3층) 195억880만원, 낙찰가율 95.1%를 기록했다.
일반 상가는 입지가 뛰어나거나 1억원 내외로 저렴해야만 선택을 받는다. 지난달 18일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로데오역 인근 구분상가 74㎡(1977년 준공, 2층)는 13명이 몰려 14억1000만원(낙찰가율 103.7%)에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황규석 비전법률경매 대표는 "경매 투자자들이 근린시설에 관심이 높다"며 "상가의 경우 공실이 나면 임대인이 관리비 등을 부담해야하는 고려해야한다"고 조언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