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펄펄 끓다가 갑자기 폭우… 취약계층 ‘기후재난 안전망’ 시급

      2024.08.06 18:31   수정 : 2024.08.06 18:31기사원문
'어제는 폭염주의보, 오늘은 호우주의보'

한반도 여름철 기후가 '극과 극'을 오가는 이상기후가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4일 최고 40도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폭염 날씨를 보인 경기도 여주 지역은 불과 하루 만인 지난 5일에는 96㎜에 달하는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극한기후를 보였다.

또한 지난 5일까지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강원도는 6일 오전 영서 일부 지역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비로 인해 도로가 침수되고 나무가 쓰러지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반면 강릉은 지난달 19일 이후 18일째, 삼척은 같은 달 20일 이후 17일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여름철 이상기후로 인한 집중호우와 폭염이 한반도를 번갈아 위협하고 있다. 집중호우와 폭염은 정확한 예측이 어렵고 취약계층일수록 피해가 커 각별한 주의가 당부 된다.

특히 올 여름은 폭염이 예년보다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3년 이후 여름철(6~8월) 폭염일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2018년(31일)이다.

올해 서울에선 관측 이래 가장 이른 열대야가 나타나면서 역대급 폭염을 이미 예고했다. 열대야는 오후 6시1분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기온이 25도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서울은 지난 2022년 6월 26일 사상 첫 열대야가 시작된 이후 올해까지 3년 연속 '6월 열대야'를 겪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면서 폭염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기후변화예측 팀장은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지구가 온난화된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라며 "평균 기온뿐만 아니라 최저·최고 기온이 동반 상승하면서 폭염의 빈도나 강도가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당장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 안전망을 공고히 하며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궁극적으로는 탄소를 어떻게 감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개발 투자나 제도적인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집중호우로 인한 위험성도 여전하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4~2023년) 호우나 태풍으로 인해 발생한 사망·실종자수는 총 171명이다. 10년을 절반으로 나눌 경우 전기에 해당되는 2014~2018년 사망·실종자는 21명이지만, 후기인 2019년~2023년 사망·실종자는 150명에 달한다. 해가 갈수록 호우나 태풍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지난해는 호우나 태풍으로 총 53명이 사망·실종돼 최근 10년 중 가장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올해도 이미 적지 않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안타까운 사고는 과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011년에는 중부권 폭우로 서울 서초구 우면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16명이 숨지고 50명이 부상을 입었다. 2022년에는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에 살던 일가족 3명이 침수로 고립돼 사망했다. 같은 해 경북 포항에선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물이 들어차 7명이 익사했다.
지난해에는 청주 오송 지하차도가 폭우로 물에 잠겨 17명이 목숨을 잃었다.

전문가들은 자연재해의 예측 불가성을 언급하며 피해 예방에 집중적으로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재난 예산 중 70~80%를 대응과 복구에 편성하는데 예방에 보다 무게를 둬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재난대응과 관련한 단기·장기 대책을 나눠 수립해 빠르게 개선할 수 있는 건 바로 고치고, 오래 걸리는 작업은 인내심을 갖고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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