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클러, 전기차 화재 확대 예방…전용 주차구역 만들어야"
2024.08.07 06:03
수정 : 2024.08.07 06:03기사원문
(인천=뉴스1) 이시명 기자 = 아파트 지하 주차장 전기차 화재 확대 방지를 위해선 '스프링클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전기차 화재에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아 불이 커지면서 주차 차량 140여대가 불에 타면서다.
7일 '지하 주차장 내 전기자동차 화재의 소방시설 적응성 분석을 위한 실규모 소화 실험 논문'에 따르면 지하 주차장 내 전기차 화재 발생 시 스프링클러가 작동되면 인접 차량 화재 전이를 막을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논문은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이 공동으로 연구해 올 4월 발표됐다.
연구는 다수의 차량이 밀집돼 있는 지하 주차장 내 전기차 화재 발생 시 현재 건축물에 적용된 스프링클러 소화설비 대응능력, 화재 전이 차단 능력 등을 분석하기 위해 진행됐다.
연구 결과 지하 주차장 안에서 전기차 배터리팩 화재 발생 시 차량 상부에 달린 스프링클러가 작동한다면 불이 난 차량은 모두 타지만, 인접 차량까지는 불이 번지지 않는 것이 확인됐다.
이에 더해 건물 내 하부 스프링클러도 작동된다면 전기차의 열폭주 현상을 50%가량 낮추고, 폭주 지속 시간도 지연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열폭주는 배터리팩에서 불이 났을 시 수 초 안에 1000도가 넘게 치솟는 현상을 뜻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스프링클러는 초기 화재 진압에 있어 효과가 뚜렷한 중요 장치"라며 "스프링클러 미작동을 대비해서라도 지하 주차장 내 화재 시설을 강화한 전기차 전용 주차구역을 만드는 것도 이번 사고와 같은 피해를 막는 방법의 하나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인천소방본부는 이번 청라 아파트 전기차 화재 내부 조사에서 주차장 상부에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작동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작동되지 않은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관련 업체와 조사 중이다. 이는 이르면 이날 중 발표된다.
이번 화재는 1일 오전 6시15분쯤 청라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주차된 독일 벤츠사의 전기차량에서 발생했다.
이 불로 차량 72대가 전소되고 또다른 차량 70여대가 불에 그을렸다. 입주민 23명이 단순 연기를 흡입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해당 전기차 차주 40대 A 씨가 전달 29일 오후 7시13분쯤 해당 주차장 일반차량 주차구역에 차량을 세워 두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확인됐다. 전기차 주차 후 약 59시간만에 갑작스런 불이 난 것이다.
경찰은 지난 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등 관계기관과 함께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던 차량 배터리팩을 수거·해체하기로 했으나 작업 중 공간 협소 등으로 인해 차량을 안전한 곳을 옮긴 뒤 추가 감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경찰은 또 화재 원인에 대한 기초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A 씨와 아파트 관계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