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이는 시장에 은행 PB에 '문의 빗발'...견조한 채권 수요에 주식·엔화는 리밸런싱

      2024.08.07 16:59   수정 : 2024.08.07 16: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5일 자본시장이 폭락했다보니 고객들의 연락이 많이 왔다. 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사전에 정보를 드리는데, 지수가 빠진 사유라든지 향후 전망에 대해 자산가 고객들의 문의가 많다. 단기 투자에 중점을 둔 고객들에게는 프라이빗뱅커(PB)들이 일일이 연락해 매수·매도를 진행하고 있다.

" (고액자산가 특화 PB점포 지점장)
"자산관리 고객들이 아무래도 시장 변동성에 제일 민감하다. PB 직원들을 대상으로 본부 차원의 설명회도 하고, 상품별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긴급 PB 연수를 편성해서 공유하고 있다.
다만 고액 자산가들은 워낙 투자 경험이 많아서 오늘부터 관망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시중은행 자산관리 담당 부행장)
■"무더위도 이긴 자산관리 열기" 출렁이는 시장에 PB '분주'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 PB센터에는 지난 2일 미국발 블랙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지난 5일 코스피 2500선이 붕괴된 블랙먼데이까지 출렁이는 시장에 충격을 받은 고객들의 전화 문의가 쏟아졌다. 실제 지난 5일 기준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머니마켓펀드(MMF) 잔액은 15조7386억원으로 지난 1일(14조9199억원)에 비해 8187억원 늘었다. 단기펀드투자 등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PB들은 변동성 높은 장세에 대한 은행 내부 애널리스트가 작성한 분석보고서를 고객에게 안내하면서 현 시장상황을 설명하고 고객 포트폴리오의 리밸런싱을 적극적으로 조언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증시 하락에 대한 변동성 증가로 자산가들이 보유한 ETF, 퇴직연금 운용자산에 대한 향후 전망을 묻는 질문들이 늘었다"고 했다. 실제 일부 PB들이 시장 변동성이 예상보다 더 커지고 자산가들의 문의가 늘면서 여름휴가를 미루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당초 휴가를 미룬 한 PB는 "주초에 문의가 많았는데 지금은 신규 투자 진입도, 차익실현도 주저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면서 "지금은 현금 100%를 들고 있다가 이런 시기를 기다렸던 일부 자산가들이 분할 매수 전략을 갖고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美 금리 내리면 조정국면… 엔화 투자 의견 팽팽
시중은행 PB들은 금리인하기 미국 채권 등 안잔자산 중심의 '지키는 투자'를 조언했다. 시중은행의 한 고액자산가 특화센터 센터장은 "최근 미국 장기 국채 수익률이 좋았다. 금리인하기 다시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주식의 경우 개별 종목은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지수를 활용한 ETF 쪽으로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 리밸런싱의 경우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직접 주식을 많이 담기보다 중·장기적으로 보고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시계열 분산 투자가 유효하다는 조언이다. 시중은행 PB부장은 "코스피 지수가 일정 부분 빠질 때마다 자동으로 매수했다가, 목표 수익률이 되면 터치하고 나오게 하는 ETF 분할매수 전략도 추천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 주가가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투자 비중을 안전자산으로 옮기는 '보수적'인 투자를 하라는 조언이 공통적으로 나왔다.

엔화 투자의 경우 PB들의 전망이 팽팽히 엇갈렸다. 원·엔 환율이 1000원대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과 단기 급등 후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는 조언으로 나뉘었다. 김현섭 센터장은 "일본 금리는 올라가고 있고 미국 금리는 떨어진다고 하니 엔화가치가 급등한 것"이라면서 "금리는 방향성을 유지될 수 있어서 1000원을 바라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다른 시중은행 PB는 "어제까지 단기적으로 엔화 포지션 정리를 한 분들이 많다.
1000원을 생각하고 길게 보시는 분들은 반 정도 남겨뒀지만, 포지션 정리를 한 분들이 있다"면서 "엔화 투자에 재진입하는 것은 추가 조정이 있을 때 들어갈 수 있다. 지금 투자자산으로서의 화두는 잠깐 사그라져 있다"고 전했다.
오경석 팀장은 "엔화가 단기적으로 급등했으면 되돌림이 있을 것"이라면서 "일본 금리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지만 엔화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리는 것은 보수적으로 본다"고 짚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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