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공포' 기술로 이긴다… K배터리, 안전 강화 총력전

      2024.08.07 18:19   수정 : 2024.08.07 18:19기사원문
연이은 전기차 화재 사고로 '배터리 포비아(공포증)'가 확산하면서 배터리, 전기차 충전 등 관련업계가 '안전성'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부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안전 관련 인증제 도입을 추진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에 맞는 화재진압장비 구축과 배터리 안전기준 마련 등 근본적인 안전대책을 주문했다.



■업계 "방재 기술이 품질 경쟁력"

7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사들은 그동안 공들여온 안전기술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특수 소화시스템 등 미래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대국민 관심사로 떠오른 배터리 셀 간 열 전파를 방지하고, 충전상황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기술 고도화로 대국민 불안감 해소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배터리 3사의 올해 1·4분기 기준 연구개발비 투자 규모는 7150억58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7% 증가했다. 배터리 화재 안전을 위한 투자도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업계 화재예방 기술 중엔 '드릴랜스'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 DL이앤씨가 선보인 기술로 배터리팩에 구멍을 뚫고 물을 직접 분사해 화재를 진압하는 방식이다. 드릴랜스를 통해 전력공급 없이도 수압으로 터빈을 돌려 드릴을 작동한다.

최명영 한국화재보험협회 R&D 전략팀장은 "드릴랜스 기술처럼 화재 발생 시 효과적으로 화재를 제어하고 진압할 수 있는 실증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배터리 과충전 방지장치나 단락 차단장치, 특수 소화시스템 등 화재 사전예방 기술을 개발 중이다. SK온은 배터리 내부 양극과 음극의 접촉 가능성을 차단해 화재 발생 위험을 낮추고 있다. 배터리 전체로 열이 번지지 않도록 한 기술 상용화도 준비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고도화하고 있다. 문제를 사전에 감지하는 BMS의 예측 정확도는 약 90%로 알려졌다.

충전 중 화재 발생 확률이 높은 만큼 전기차 충전업체들도 안전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GS에너지의 전기차 충전 자회사 GS차지비는 전기차 충전기 진단, 예약, 로밍 시스템과 관련된 특허를 출원했다. LG전자는 미국 안전 인증기관인 UL의 전기차 충전 표준 및 안전 관련 인증을 획득했다. UL 인증은 까다로운 인증 절차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다.

■"소재 스펙 기준부터 마련해야"

정부도 조만간 전기차 화재 대응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행정안전부가 키를 쥐고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재난위험요소 개선 TF'가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안전 관련 인증제도와 사후검사제도 등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 TF 관계자는 "지난해 나온 전기차 대책이 화재 쪽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기존 대책을 기반으로 확장해 나가는 방식이다. 규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존 대책에선 전기차 화재원인 분석 미흡, 진압장비 부족, 화재 예방대책 미구축 등이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섣부른 대책보다 정확한 화재발생 원인 점검과 본질적인 전기차 배터리 맞춤형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선양국 한양대 교수는 "기존 소화기로는 전기차 화재로 일어난 불을 끌 수 없다"며 "전기차 화재 시 성분과 메커니즘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맞는 진압장비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 교수는 또 "전기차 배터리 소재에 대한 스펙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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