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은 덥고 안은 춥고… 실내외 온도차 5~8도 유지해야 건강 지켜요
2024.08.09 04:00
수정 : 2024.08.09 04:00기사원문
의료진들은 무더위로 인한 온열질환은 물론 에어컨으로 인한 냉방병 등 폭염에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고 8일 조언했다.
■일사병·열사병·열실신 '온열질환' 주의
온열질환은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때 열로 발생하는 급성질환을 말한다. 비교적 가벼운 일사병부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열사병까지 온열질환 종류는 다양하다.
장시간 고온 환경에 있으면서 수액 보충이 원활하지 않으면 일사병이 생길 수 있다. 증상으로는 어지럼증, 피로, 오심, 무력감, 발열, 발한, 홍조, 빈맥, 구토, 혼미 등이 있다. '열탈진'이라고도 불리는데, 서늘한 곳에서 안정을 취하고 물과 전해질을 보충해줘야 한다. 그러나 40도 이상의 고열이나 의식 변화가 발견되면 급속냉각요법 등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더위에 오래 노출됐으나 땀이 나지 않고 오심, 구토, 의식 변화가 있다면 열사병을 의심할 수 있다. 이 경우 환자를 즉시 그늘로 옮기고 옷을 풀어 시원한 물수건으로 닦으며, 빠르게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환자에게 찬물을 마시게 하는 건 체온을 낮추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의식이 없는 경우 질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한여름 더위 속에서 오랜 시간 운동을 하면 평소보다 땀을 많이 흘리는데, 이때 근육경련이 발생하기 쉽다. 이처럼 열경련이 나타나면 시원한 그늘에서 해당 근육을 스트레칭해야 한다. 최소 몇 시간 정도는 격렬한 운동을 피한다. 안정을 취하면서 전해질이 포함된 수액을 마시거나 보충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전해질 음료가 준비돼 있지 않으면 1리터 물에 소금 1~2티스푼을 넣은 것으로 보충할 수 있다.
더위에 노출될 경우 혈액 용적이 감소하고 말초혈관이 확장되면서 가벼운 실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이 경우 시원한 그늘을 찾아 호흡이나 맥박에 주의하면서 머리를 낮게 해주고 수액을 보충해준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김지혜 교수는 "기온이 높은 날에는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며 "외출을 한다면 평상시보다 헐렁한 옷을 입어 통풍이 잘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시원한 물과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은 도움이 되지만, 맥주 등 알코올을 섭취하는 것은 오히려 몸의 체온을 높일 수 있어 지양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여름감기' 냉방병 없는 여름 보내려면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면서 에어컨으로 인한 냉방병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냉방병은 과도한 냉방으로 발생하는 우리 신체의 다양한 증상을 모두 일컫는 말이다.
실내외의 급격한 온도 차이가 발생하면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혈액순환도 느려진다. 이로 인해 떨어진 면역력은 오한, 콧물, 위장장애 등 감기의 증상을 나타나게 한다. 또 시원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 두통과 눈, 코, 목 부위 따가움과 전신 위약감, 어지러움, 피로감 등을 호소하게 된다.
냉방병 예방을 위해서는 실내온도를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 에어컨은 실외 기온보다 5∼8도 정도만 낮게 설정하고, 냉방기기의 찬 공기가 직접 사람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긴소매 옷 또는 담요 등을 활용해 일정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특히 최소 2∼4시간마다 5분 이상 창문을 열어 실내외 공기가 환기되도록 해야 하며 틈틈이 맨손체조와 가벼운 근육운동을 통해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또 주기적인 점검과 청소를 통해 에어컨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 지속될 경우에는 청결하지 못한 냉방기기를 통해 주로 감염돼 폐렴 또는 독감과 유사한 증상을 나타내는 '레지오넬라'균 감염일 가능성도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레지오넬라균은 대형 건물용 냉방기에 사용되는 냉각수에서 잘 번식한다. 냉방기가 가동될 때 공기 중으로 분출돼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레지오넬라균에 의한 감염은 감기와 유사한 열감, 두통, 설사, 근육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특히 면역 기능이 약한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는 더 쉽게 감염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고대안산병원 가정의학과 박주현 교수는 "냉방병의 경우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을 취하면 자연스레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다만 고열, 기침, 근육통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증상이 지속된다면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냉방병은 면역 기능이 약화됐을 때 쉽게 걸리므로 꾸준한 운동과 규칙적인 수면과 식사로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