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에 보복 포기 압박...'심각한 경제적 타격' 경고

      2024.08.09 13:25   수정 : 2024.08.09 13:2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약 2년 전만 해도 이란과 경제제재 해제를 논의했던 미국이 지난달 출범한 이란의 새 정부에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경고했다. 미국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보복 공격에 나설 경우 군사적으로 대응하지는 않겠지만 가만히 있지도 않겠다고 밝혔다.

익명의 미국 정부 관계자는 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미국은 이란에게 만약 이스라엘을 상대로 중대한 보복 공격을 가할 경우 대규모 확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새로 출범한 이란 정부에게 보복 공격을 강행할 경우 이란 경제와 안정성에 중대한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점”을 메시지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메시지에는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군사 작전을 벌일 의도는 없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미국은 해당 메시지를 이란 정부에 직접 전달하는 한편 다른 국가들을 통해 간접적인 방식으로도 전달했다.

같은날 또 다른 미국 정부 관계자는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맞이할 결과가 "상당히 클 것"이라며 이란의 경제적 타격을 언급했다. 이어 "이란이 나아갈 수 있는 더 나은 길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부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비롯해 헤즈볼라, 이란 및 이란의 지원을 받는 ‘저항의 축’ 조직과 전투중인 이스라엘은 지난달 27일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이 다수 사망하자 공세를 강화했다. 이스라엘은 같은달 30일 헤즈볼라의 고위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를 폭격으로 제거했다. 같은날 이란에 머물다가 폭사한 하마스 정치국장 이스마일 하니예도 이스라엘이 암살했다고 알려졌다. 이후 이란 등 저항의 축 조직들은 이스라엘을 상대로 보복을 예고했다.

미국 CNN은 7일 익명의 관계자 2명을 인용해 헤즈볼라가 이란의 의도와 독립적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향한 보복 공격을 이란보다 빠르게 세우고 있다며 앞으로 며칠 안에 실행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란은 일부 계획을 수립했지만 아직 전체 계획을 완성하지는 못했다고 알려졌다.

지난 2021년 취임한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해 이란과 협상을 시작했다. 앞서 미국 등 6개국과 이란은 2015년 이란 핵합의를 통해 이란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경제 제재를 풀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 2018년 핵합의를 탈퇴하고 경제 제재를 복원했다. 바이든의 복원 협상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사실상 답보 상태다.

지난달 취임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중도 및 온건파로 알려졌으며 대선 기간에 이란 핵합의 복원을 공약으로 걸었다.
그는 지난달 12일 현지 언론 기고문에서 미국의 압박에 반응하지 않겠지만 동시에 핵무기를 추구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지난 7일 이란의 반(反)체제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은 소식통을 인용해 페제시키안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이스라엘 보복 자제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관계자에 의하면 페제시키안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한다면 자신의 대통령 지위가 훼손되는 동시에 이란의 경제가 파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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