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핵심 가스 운송 지점 확보"...러 본토 나흘째 교전

      2024.08.10 03:05   수정 : 2024.08.10 03:0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에서 나흘째 교전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 군 차량과 주택들이 불에 타는 장면이 동영상으로 공개되는 등 러시아 측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군은 9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공급망의 핵심 기지 한곳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접경 지대 두 곳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핵심 가스 운송 지점 확보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은 이날 유럽에 가스를 공급하는 핵심 러시아 인프라 한 곳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이날로 나흘째에 접어든 예상치 못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최대 규모 공격이다.

10년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크름 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합병한 이후 최대 규모다.

우크라이나 군이 이날 공개한 동영상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의 수드자 가스 측정소 사무실 앞을 지키고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수드자 가스 측정소는 유럽으로 러시아 천연가스를 운송하는 핵심 설비다.

우크라이나 61기계화여단은 소셜미디어에서 "수드자가 우크라이나 군의 완전한 통제 하에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동부 전선 힘 빼기


우크라이나 정부 자문에 따르면 이번 러시아 본토 공격은 동부에 집중돼 있는 러시아 병력을 분산시키고, 러시아의 취약점을 드러내는 한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미래에 협상에 나설 때 우위에 서기 위한 것이다.

러시아는 1000km 넘게 펼쳐진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최근 수개월 우세를 보이며 전황을 유리하게 이끌어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공격에 나서자 러시아는 당황하고 있다.

러시아는 쿠르스크와 리페츠크주 두 곳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우크라이나 군과 교전이 치열하게 벌어진 데 따른 것이다.

러시아 국경 내에서 그동안 산발적으로 벌어졌던 우크라이나 민병대, 극우 용병들의 수차례 도발과 달리 이번 우크라이나 정규군의 러시아 본토 공격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을 바꾸고 있다.

최정예 병력 동원


도네츠크 전선에서 고전하던 우크라이나 군은 예상치 못한 러시아 본토 공격으로 전선을 확대하는 한편 러시아에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최정예 병력인 기계화 여단과 공중 강습 여단이 동원됐다.

최소 4개 기계화, 공중강습 여단이 이번 러시아 본토 공격에 투입됐다.

동영상에서는 이들이 미국의 차륜형 장갑차 스트라이커와 독일 마르데르 보병 전투차량을 활용해 공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앞서 러시아와 갈등을 우려해 러시아 본토 공격에는 지원 무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조건을 걸었던 미국과 독일은 한발 물러섰다.

미·독 정부 관계자들은 이들 보병 전투차량을 러시아 영토 안에서 사용하는 것이 지원 조건을 위반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국경 330km 깊숙이 공격

우크라이나 군은 현재 러시아 본토로 계속해서 진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전쟁연구소(ISW)는 8일 우크라이나 군이 국경에서 35km까지 진격한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진격 지점까지 모든 영토를 장악한 것은 아닌 것으로 분석했다.

드론 공격은 더 깊숙한 곳까지 이뤄지고 있다.

러시아 남서부 리페츠크 주에 우크라이나 드론이 대규모로 출몰해 전력과 군 시설을 타격하고, 주민들은 대비했다.

리페츠크는 쿠르스크 국경에서 약 330km 떨어진 곳이다.

러, 우크라 민간 시설 공격 강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민간 시설 공격 강화로 보복에 나섰다.

러시아는 9일 우크라이나 동부 코스티얀티니우카 슈퍼마켓과 우체국을 공격했다.
시민 최소 12명이 숨지고 44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지역 당국이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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