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복싱 金 칼리프 “난 분명한 여성 … 앞으로 나같이 비난받는 사람 없길”

      2024.08.10 15:00   수정 : 2024.08.10 16:1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파리 올림픽에서 성별 논란에 휩싸였던 이마네 칼리프(25·알제리)는 꿈에 그리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고 “앞으로 나처럼 비난받는 사람이없길 바란다. 나는 분명한 여성이다”라고 말했다.

칼리프는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급 결승에서 양류(중국)에 5-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이로써 칼리프는 한 차례 기권승과 세 번의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이번 올림픽에서 상대에게 단 한 라운드도 빼앗기지 않는 퍼펙트 우승을 달성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일반적으로 남성을 의미하는 'XY 염색체'를 가졌다는 이유로 실격당했던 칼리프는 올림픽에 출전하며 성별 논란을 빚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여권을 기준으로 성별을 판별한다며 칼리프는 복싱 여자 경기에 출전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확인했다.

칼리프는 메달 세리머니가 끝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내가 전 세계에 하고 싶은 말은 모든 사람이 올림픽 정신을 준수하고, 타인을 비방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올림픽에서는 나같이 비난받는 사람이 없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하지만 '남자가 여자 복싱 경기에 출전했다'는 식의 비방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만 나온 게 아니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번 대회 칼리프와 16강전에서 붙은 안젤라 카리니(이탈리아)의 경기를 앞두고 "남자 선수가 출전하는 건 부당하다"며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에게 따져 물었다.

해리포터 시리즈 작가 조앤 K. 롤링,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등 세계적인 유력 인사도 칼리프의 출전을 비난했다.


SNS에서 비난이 쏟아지는 것과는 달리, 경기가 열린 롤랑가로스는 수많은 알제리 팬은 관중석을 채운 채 경기 내내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칼리프는 “관객과 팬들이 응원해줘서 힘이 났다.
알제리 여성은 강인하고 용감한 것으로 유명하다”라며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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