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에게 '파리'의 모든 기운이 모인다 … 라이벌들 부진‧부상 호재로 작용할까

      2024.08.10 16:30   수정 : 2024.08.10 18: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냉정하게 우상혁(28·용인시청)은 금메달 후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남자 높이뛰기에는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우상혁은 지난 도쿄 올림픽에서도 4위였고, 아시안게임에서도 은메달에 그쳤다.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이라는 워낙 대단한 점퍼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우상혁에게는 거의 벽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은 다르다. 뭔가 프랑스 파리의 좋은 기운이 우상혁을 향해 모이고 있는 느낌이다.

일단, 우승 후보중 한 명인 장마르코 탬베리(32)가 대회 예선을 이틀 앞두고 응급실에 실려 갔다. 템베리는 응급처치, CT 촬영, 초음파 검사, 혈액 검사 등을 했다. 아마도 신장 결석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그리고 그 여파는 예선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도쿄 올림픽에서 바르심과 함께 공동 1위에 오르고 올 시즌 최고 기록 2m37을 보유한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는 2m24, 공동 6위로 결승에 합류했다. 탬베리는 2m27은 1∼3차 시기 모두 실패했다. 개회식에서 결혼반지도 강에 빠뜨리는 등 뭔가 안풀리고 있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공동 금메달리스트이자 현역 최고 점퍼로 꼽히는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은 2m27을 1차 시기에서 실패한 뒤 왼쪽 종아리 근육 경련을 호소했다. 2차시기에서 바를 넘기는 했으나 또 다시 종아리를 부여 잡았다. 순간적으로 힘을 폭발시켜야하는 점퍼에서 종아리 부상은 치명적일 수 있다. 결승에서는 2m 27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높은 높이를 뛰어야 하기 때문이다.


경기 뒤 만난 우상혁은 "바르심이 갑자기 통증을 호소해 바로 뒤에서 경기한 나도 위축됐다. 그런 상황에서 나도 2m27 1차 시기를 뛰었고 바를 건드렸다"며 "다행히 바르심의 부상이 심하지 않았고, 나도 2차 시기에서 가뿐하게 2m27을 넘었다"고 떠올렸다.

해미시 커(뉴질랜드)도 예선만 보면 해볼만한 상대로 보였다. 2m20 1, 2차 시기에 실패했으나 3차 시기에서 넘어 위기에서 벗어났다. 2m24도 1차 시기에서 실패한 커는 2차 시기에서 2m24를 넘었고 2m27은 1차 시기에서 성공해 예선을 2위로 통과했다. 모든 바를 거의 한 번에 뛰어넘은 우상혁이나 바르심에 비해서 위협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우승 후보로 꼽혔던 저본 해리슨(미국)은 2m24를 넘지 못해 예선 탈락했다. 우상혁 조차도 놀랄 정도였다.




우상혁은 경기장이 열리고 있는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 트랙에 대해서도 너무 만족해 했다. “올해 들어서 가장 좋은 점프를 했다. 나는 이곳 경기장이 너무 마음에 든다. 나랑 잘 맞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쿄 올림픽 후 3년 동안 열심히 준비한 걸 오늘 예선에서 50% 보여줬다. 올 시즌 가장 좋은 점프를 했다"며 "결선에서는 더 높이 뛰겠다. 이왕이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서 애국가를 울리겠다”고 의욕적으로 말했다.




현재까지 분위기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우상혁에게 파리의 좋은 기운이 모이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만일, 우상혁이 높이 뛰기 금메달을 따낸다면 이번에 대한민국이 따낸 모든 금메달 중에서도 가장 임팩트가 큰 금메달로 기록될 전망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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