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커진 K증시... 연기금은 증시 '수비수' 변신

      2024.08.11 14:57   수정 : 2024.08.11 14: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연기금이 역대 최대 폭락장을 기록했던 지난 5일부터 국내 증시를 쓸어담고 있다. 특히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사들이며 개인 투자자들과 함께 ‘증시 수비수’ 역할에 나선 모습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급락했던 지난 5일 이후 연기금은 단 하루도 빠짐없이 코스피시장에서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 기간 순매수 규모는 5154억원에 이른다.

연기금은 코스피시장에서 상반기 1조532억원에 이어 지난달에도 8567억원어치를 팔아치웠으나 최근 방향을 전환했다.

연기금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은 코스피200지수 상승률을 추종하는 ETF다. 연기금은 이달 5일부터 ‘RISE200’을 522억원어치 사들이며 이 기간 국내 증시에서 세 번째로 많이 담았다. 이어 ‘PLUS200’과 ‘TIGER200’ ‘KODEX200'을 각각 413억원, 395억원, 357억원 순매수했다.


연기금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4개가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였다. 이들 4개 종목의 합산 순매수 금액은 1687억원에 달한다. 이 밖에 연기금은 시가총액 최상위권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1264억원어치, 221억원어치 사들였다.

반면, 인도와 베트남에 투자하는 ETF는 적극적으로 덜어냈다. 이 기간 연기금은 ‘TIGER인도빌리언컨슈머ETF’를 297억원어치 팔았다. 해당 상품은 인도의 대표 소비재 기업 20곳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ACE 베트남VN30(합성)'은 193억원어치를 덜어냈다.

증권가는 연기금이 개인 투자자들과 함께 급락장에서 지수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일반적으로 연기금은 자산 중 주식 비중을 유지하기 위해 지수가 떨어질 경우 저가 매수세를 확대하는 경향이 있어 빠져나간 외국인과 기관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연기금의 방어에도 증시 리스크는 남아 있다. 역대 최대 폭락장의 원인으로 꼽혔던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위험이 여전히 존재하고, 미국 기술주 조정, 중동전쟁 확산 우려 등도 불안 요인으로 지적된다.

교보증권 신윤정 연구원은 “엔화의 절상 강도와 속도가 예상보다 강하게 진행될 경우 이번에 청산되지 않았던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유출되면서 글로벌 증시의 하방 압력을 다시 한 번 확대시킬 수 있다”며 “아직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관심을 가져가야 할 시기”라고 전했다.

'최악의 시기'는 지났다는 견해도 있다.
대신증권 문남중 연구원은 “위험이 완전히 소멸된 것은 아니지만 최악의 시점은 통과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남아 있는 불안 요인 중 하나인 중동 사태는 안전자산 선호로 인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가져오겠지만 악화일로를 걷지 않을 경우 지정학적 위험은 진정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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