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무너져왔던 2차전지···ETN 시장선 사라질 판

      2024.08.12 15:56   수정 : 2024.08.12 15:5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2차전지 상장지수상품(ETP)이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은 관련 상품이 아예 사라질 위기다.

12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이날 ‘삼성 레버리지 KRX 2차전지 K-뉴딜’에 대해 투자유의 안내를 공시했다.

조기청산 사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데 따른 조치다.

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기초자산 가격 변동으로 △정규시장 종료시 실시간 증권당 지표가치(IIV)가 전일 종가 대비 80% 이상 하락 △종가 기준 IIV가 1000원 미만 △괴리율 100% 이상 등에 해당하면 조기 상장폐지가 이뤄질 수 있다.
해당 상품은 첫 번째 조건에 부합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지난 5일 투자유의종목 적출 공시가 뜬 이후 6~9일에 연이어 투자유의 안내가 올라왔다. ‘적출’은 투자유의종목 지정에 앞선 단계로, 장 종료시 실시간 괴리율이 관리의무 비율의 2배 이상에 해당되면 이뤄진다.

KB증권도 지난 6~12일 네 차례에 걸쳐 ‘KB 레버리지 KRX 2차전지 K-뉴딜’에 대해 투자유의 안내를 공시했다. 역시 ‘IIV가 1000원 미만에 이를 가능성이 높은 점’이 사유로 기재됐다.

두 상품은 지난 1년간(9일 기준) 각각 80% 넘는 손실률을 기록하면서 몸집이 쪼그라들었다. 조기청산을 맞게 되면 ETN 시장에는 키움증권이 지난 8일 상장한 2개 상품만 남게 된다.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올해 들어 2차전지 상품 중 투자유의 대상이 된 사례는 없었으나 수익률은 부진했다. 1년 간의 수익률 산출이 가능한 13개 가운데 수익을 낸 상품은 없었고, 평균 손실률은 48%를 넘었다. 상품 수가 1년 새 13개에서 17개로 늘어났음에도 순자산총액은 4조5901억원에서 4조1319억원으로 10%가량 축소됐다.

2차전지는 2021~2022년 주식시장의 대세로 자리매김하면서 관련 간접투자 상품들이 대거 등장했으나 결국 ‘반짝 테마’에 그치며 지금은 시장에서 소외된 상태다. 기본적으로 관련 기업들의 실적과 2차전지 수요가 시장의 기대 만큼 뒷받침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테슬라나 에코프로그룹 등 국내외 2차전지 대장주들의 실적이 실망감을 안긴 데다 연이은 전기차 화재 소식도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중시켰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전기차 보조금 폐지 전망이 나오는 만큼 악재는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장정훈 연구원은 “양극재 업체들이 상반기 업황 부진 등을 이유로 실적 악화와 주가 조정을 거쳤는데 전방 수요 회복도 낙관하기 어려운 형편”이라며 “이달 들어 메탈 가격 약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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