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vs 확전, 오는 15일...중동 운명 갈릴 수도

      2024.08.12 16:44   수정 : 2024.08.12 16:4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동에서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및 친(親)이란 조직들의 충돌이 임박한 가운데 오는 15일(현지시간) 전후로 확전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이스라엘은 이란 등이 여전히 이스라엘 공격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며 미국은 이스라엘을 방어하면서도 협상의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저항의 축', 15일 공격 나서나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11일 이스라엘 텔 하쇼머 기지를 방문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신병들에게 "우리는 상당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과거에 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이스라엘을 해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며 "그들이 이스라엘의 능력을 생각해 추가적인 전선에서 교전을 확대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우리는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날 이스라엘군의 수석 대변인을 맡고 있는 다니엘 하가리 해군 소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이란의 공격에 대비한 민간인 행동 지침을 변경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의 계획에 관한 최신 발표와 관련해 현시점에서는 민방위사령부 지휘상 변경 사항이 없다"고 알렸다. 이어 "이스라엘군과 안보 기구가 적과 중동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상황을 지속 평가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이란의 지원을 받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은 하마스·헤즈볼라를 포함한 이른바 친이란 '저항의 축' 연합과 동시에 싸우고 있다.
저항의 축은 지난달 말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 하마스 수뇌부를 연쇄 공격하자 보복을 선언했다. 이란은 이미 지난 4월에 이스라엘을 향해 대규모 미사일·무인기(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11일 미국 정치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보 당국은 이란이 15일 협상 직전 보복에 나설 수 있다고 본다. 갈란트는 11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통화에서 이란이 대규모 공격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날 이란 정치군대엔 혁명수비대는 13일까지 이란 서부 지역에서 군사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관계자들은 헤즈볼라가 먼저 이스라엘을 공격한 다음, 이란이 추가 공격에 나설 수 있다며 지난 4월보다는 공격 규모가 크다고 내다봤다.

지난 4월에 중동 주변국과 함께 이란의 미사일 및 무인기(드론) 공격을 차단했던 미국은 지난 2일에 핵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CVN-72)함을 포함한 해·공군 전력을 중동에 증파한다고 밝혔다. 오스틴은 11일에도 유도 미사일 잠수함을 중동에 추가 배치한다고 알렸다.


아직 꺼지지 않은 협상 불꽃
지난해부터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을 중재했던 미국, 카타르, 이집트는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오는 15일에 카타르 혹은 이집트에서 긴급 휴전 협상을 열어 긴장을 낮추자고 촉구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협상 대표단을 보내겠다고 밝혔으나 하마스는 대표단 파견을 거부했다. 하마스는 11일 성명에서 새로운 휴전 협상 대신에 지난 5월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3단계 휴전안을 그대로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추가 협상을 진행해봤자 "중재국들이 점령군(이스라엘군)의 침략을 은폐하고 우리 주민들을 대량 학살할 시간을 더 준다"며 "그 대신 점령군에 이를 시행할 것을 압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날 바이든은 미국 CBS 방송에 출연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여전히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는 "내가 마련했던 계획은 주요 7개국(G7)과 유엔 안보리의 지지를 받았으며 여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다툼이 "지역 전반의 전쟁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나와 내 팀은 말 그대로 '매일'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CNN은 11일 보도에서 지난달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이스마일 하니예의 뒤를 이어 하마스 정치국장에 오른 강경파 야시야 신와르가 휴전 협상에 임할 생각이 있다고 주장했다. CNN은 이스라엘 관계자들을 인용해 최근 휴전 중재국인 이집트와 카타르 관리들이 신와르의 협상 의향이 담긴 메시지를 이스라엘 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협상에 응할 지는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네타냐후의 연립정부에 참여한 우파 동맹 관계자들은 기자들과 만나 네타냐후가 연정 존속과 상관없이 협상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CNN은 극우에 가까운 이스라엘 연정 참여자들이 협상에 극렬히 반대한다고 지적했다.
관계자 중 하나는 "아무도 네타냐후가 뭘 원하는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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