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내각, 적전 분열(?)...네타냐후 "갈란트 국방은 반이스라엘적"
2024.08.13 04:57
수정 : 2024.08.13 04:57기사원문
이스라엘 내각이 적전 분열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갈란트 장관의 언사가 '반 이스라엘'적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이 수일 안에, 이르면 24시간 안에 이스라엘을 직접, 또는 대리인을 내세워 공격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분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네타냐후의 이같은 비판은 갈란트 장관이 하마스 격멸에 관해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낸 뒤 나왔다.
갈란트는 하마스에게 완전한 승리를 거둬 이들의 뿌리를 뽑겠다는 말은 '횡설수설'에 불과하다며 비현실적인 망상일 뿐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을 예고한 가운데 총리와 전시내각 실세인 국방장관 간에 의견 분열이 구체화하고 있다.
10개월에 걸친 하마스와 전쟁으로 시민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미국 주도로 하마스 인질 석방을 위한 휴전 협상이 재개될 예정인 가운데 이스라엘 내각이 분열하고 있다.
네타냐후는 줄곧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완전한 승리'를 달성할 때까지 전쟁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해왔다.
그는 최근 수 주일 동안에는 휴전 협상에 강경 입장을 나타내면서 휴전 합의가 이스라엘의 국익이라는 안보 장관들과 충돌했다.
안보장관 수장인 갈란트는 특히 휴전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자주 강조했고, 12일에는 국회 청문회에서 네타냐후의 '완전한 승리' 주장을 "전쟁 북을 두드리는 (치기 어린) 영웅들"의 주장이라며 비꼬았다.
네타냐후는 곧바로 격노했다.
총리실은 성명에서 갈란트에게 하마스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에게 비판의 화살을 돌려야 한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총리실은 인질 협상의 유일한 걸림돌은 신와르라면서 "이스라엘은 단 한 가지 선택만 있을 뿐이다. 완전한 승리를 달성해 인질들을 석방하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총리실이 주장한 완전한 승리는 "하마스의 군사력과 통치력을 제거하는 것"이다.
성명은 이어 "이는 네타내후 총리와 전시 내각의 분명한 지시"라면서 "모두가 이 지시를 따라야 하며 갈란트도 이에 포함된다"고 못 박았다.
오는 15일 재개될 휴전과 인질석방 협상은 이란과 이스라엘이 충돌하는 것을 막는 마지막 보루로 간주되고 있다.
백악관은 이날 이란이 수일 안에 직접, 또는 레바논 헤즈볼라나 예멘 후티 반군을 동원해 이스라엘을 공격할 위험성이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한편 네타냐후와 갈란트 간 충돌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네타냐후는 앞서 지난해 갈란트를 해임하려고 했다.
당시 자신의 사법 체계 뜯어고치기 계획에 대해 갈란트가 비판하자 그를 날려버리려고 했다. 그러나 네타냐후의 사법 개편 계획에 대해 시민들이 사법 개악이라며 격렬히 반대하자 갈란트 제거 계획은 보류됐다.
최근에는 전쟁 이후 가자 지구 통치 방안을 둘러싸고도 둘은 충돌했다.
갈란트는 네타냐후가 전후 가자 지구 통치와 관련해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판한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