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BI, 여야 대선 캠프 외부 해킹 수사...이란 배후 의심

      2024.08.13 10:03   수정 : 2024.08.13 10: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대선이 약 3개월 남은 가운데 양당 대선 캠프를 노린 외부 해킹 의혹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다. 수사에 착수한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특정 세력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현지 관계자들은 이란을 의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FBI는 12일(현지시간) 짧은 성명을 내고 지난 10일 공화당 대선 캠프에서 제기된 해킹 의혹에 대해 “해당 문제를 수사중이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10일 보도에서 자신을 ‘로버트’라고 밝힌 정체불명의 인물에게서 지난달 22일부터 공화당 캠프의 내부 문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로버트는 e메일을 통해 선거 캠프에서 지난 2월 부통령 후보를 심사하면서 J D 밴스 공화당 상원의원(오하이오주)에 대해 평가하는 내용이 담긴 문서를 보냈다.
또한 로버트는 유력한 부통령 후보였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주)을 조사한 문서를 제보했으며, 자신이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문제를 논의한 공화당 캠프 대화 자료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날 공화당 대선 캠프의 스티븐 청 대변인은 "미국에 적대적인 외국 정보원들"이 불법으로 문건을 확보했다며 해킹 피해를 인정했다. 그는 "2024년 선거를 방해하고 우리의 민주적 절차에 혼동을 일으키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청은 "이달 9일 나온 마이크로소프트(MS) 보고서는 이란의 해커들이 2024년 6월 미국 대선 캠페인에 소속된 '고위 관료'의 계정에 침투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트럼프가 부통령 후보를 결정하던 시기와 일치한다"고 언급했다. MS는 9일 보고서에서 이란혁명수비대(IRGC)와 관련된 해커들이 지난 6월 탈취한 e메일 주소를 이용해 고위급 대선 캠프 관계자를 상대로 피싱을 시도했다고 밝히면서 해킹 대상이 누구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12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관계자를 인용해 FBI가 공화당 대선 캠프뿐만 아니라 민주당 대선 캠프에서도 해킹 피해를 조사중이라고 전했다. FBI는 이란이 양당 대선 캠프 모두에게서 정보 탈취를 시도한다고 보고 지난 6월부터 수사를 시작했다.

민주당 캠프를 노린 해킹 시도는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물러나기 전에 이뤄졌다고 알려졌다. 당시 민주당 캠프 직원 3명이 피싱 목적의 e메일을 받았으나 해킹이 성공했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WP는 이번 사건에서 최소 1명의 e메일이 피싱에 의해 피해를 입었다며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의 정치 고문을 맡았던 인물인 로저 스톤을 지목했다. 그는 우파 정치 컨설턴트인 동시에 로비스트로 활동했으며 올해 공화당 대선 캠프와는 관계가 없다고 알려졌다. 스톤은 WP를 통해 "나의 개인 e메일 계정 두어 개가 해킹 당했다고 당국으로부터 통보받았다"면서 "난 정말 더 아는 게 없고 (수사에)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12일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에 이번 사건을 질문했으나 이란 측은 해킹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대표부는 “우리는 그런 보도를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며 “이란 정부는 미국 대선에 개입할 의도 혹은 동기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베단트 파텔 미국 국무부 수석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 선거에 간섭하려는 최근 시도들은 이란 정권에 전혀 새로운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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