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논에 심은 '우리 벼' 외래종 추월...축구장 7.7만개 면적 대체

      2024.08.13 13:54   수정 : 2024.08.13 13:5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논에 심기던 외래 벼가 7년 간 축구장 7만7000개에 달하는 면적에서 우리 품종으로 대체됐다.

13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수행한 ‘수요자 참여형 벼 품종개발(SPP)’ 연구를 통해 국내 외래 벼 재배면적 비중은 2017년 11%에서 2024년 4%대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배면적은 2017년 8만2952㏊에서 2024년 2만8000㏊로 절반 이상 줄어들며 기존 대비 33% 가량만이 남았다.



SPP는 농민·육종가·미곡종합처리장(RPC)·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지역 특성에 맞는 벼 품종을 개발·보급·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현장 중심 연구 프로그램이다.

우리 농가는 관행적으로 오랜 기간 병해충과 쓰러짐에 취약한 외래 벼 품종을 길러왔다. 농촌진흥청은 우리 논에 더 부합하는 우리 품종으로의 전환을 위해 경기도 이천을 시작으로, 김포, 강화, 포천, 여주 등 5개 지차체로 SPP를 확대했다.

연구 확대를 통해 경기 이천시는 2022년 지역 대표 상품(브랜드) ‘임금님표이천쌀’ 원료곡을 ‘고시히카리’와 ‘아끼바레(추청)’에서 ‘해들’과 ‘알찬미’로 완전 대체하는데 성공했다.

연구 성과가 확산되며 포천 역시 '해들'과 '알찬미'를, 인천과 김포는 각각 '나들미'와 '한가득' 품종을 외래 벼 대신 심고 있다.


외래 벼 비중이 높았던 충북 역시 국산 품종으로 논을 채우는 중이다. 충북 진천군과 청주시는 대표 쌀 상품 ‘생거진천쌀’과 ‘청원생명쌀’ 원료곡을 ‘알찬미’로 선정해, 기존 ‘아끼바레’ 재배면적의 75.4%를 대체했다. 이로써 ‘알찬미’는 보급 3년 만에 충북에서 가장 많이 재배하는 벼 품종으로 자리 잡았다.

농진청의 2021년 경제성 분석에 따르면 '알찬미'를 재배할 경우 농가 소득은 '아끼바레'보다 1㏊당 300만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알찬미 재배면적을 넣어 계산하면 연간 약 724억 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박기도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장은 "신품종은 외래종보다 쓰러짐과 병해충에 강해 농약 및 비료비 등을 아낄 수 있다"며 "수확량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많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농진청은 신기술보급사업을 통해 2020년 11개소였던 최고품질 벼 생산 및 공급 거점 단지를 올해 말까지 전국 50개소로 늘릴 계획이다. 유관기관과 협력해 '신품종 종합 맞춤형 해법'을 제공, 정착 지원도 확대해 나가는 중이다.


박 부장은 "SPP를 통해 우수한 국산 벼 품종을 개발·보급함으로써 잦은 기상재해에도 안전하게 농사짓고 지역 대표 쌀 상품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며 "이를 통해 농가 수익 창출과 지역 발전을 앞당기고 나아가 우리나라 벼 종자주권이 강화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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