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로 결론”..외교장관 “강제성 포기 안해”

      2024.08.13 19:56   수정 : 2024.08.13 20: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3일 일본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관련 한일 협상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내렸던 지침을 밝혔다. 조선인 노동자 강제동원 문제는 우리나라 대법원의 일본 전범기업 배상 판결로 결론이 났다는 점을 견지하고 협상에 임하라는 내용이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이재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도광산 등재 협상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가이드라인을 내린 게 있는지 묻자 “윤 대통령이 준 분명한 가이드라인은 강제동원 문제는 우리 대법원 판결로 이미 결론이 났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이 등재되기 전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에 조선인 강제노동 관련 사료들을 전시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우리 정부가 선(先)조치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인데, 2015년 군함도 등재 때 일본 정부가 약속을 어긴 바 있어 선제적으로 요청한 것이다.


조 장관은 이를 근거로 강제노동 표현 여부와 관계없이 강제성이 담겨있고 더욱 진전된 협상 결과라는 입장이다. 2015년에는 ‘수많은 조선인 등이 자신의 의사에 반해 연행돼 가혹한 환경에서 노동을 강요당했다’는 유네스코 일본 대표의 발언이 있었지만, 실질적인 조치는 부족했다는 점에서다.

조 장관은 “강제성을 포기했다고 하시는데 저는 강제성을 포기하지 않았다. 협상 초기부터 2015년 우리가 얻어낸 합의 결과를 최저선이라며 협상에 임해 결과를 받아냈다”며 “2015년 (일본 대표 발언) 문안을 포함한 모든 약속을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고, 실제 전시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강제성을 명확히 표현하지 않고 가혹한 노동환경 등 정황만 설명해서는 강제노동의 불법성이 제대로 인정되지 못한다는 비판을 내놨다.

이재정 의원은 “전시 내용 협의 과정에서 강제라는 단어가 들어간 사료 전시를 요구했으나 일본이 수용하지 않았다는 건 외교부가 인정했다. 이 정도면 협상을 결렬했어야 하지 않나”라며 “외교부는 (2015년 같은) 부도수표가 아니라 현물을 받았다는 건데 차라리 일본이 부도수표를 남발한다고 국제사회에 어필하는 게 마땅한 협상 아니었나”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조 장관은 “2015년에 부도수표를 받은 아픈 기록을 남겼을지언정 이를 교훈 삼아 이번에는 실제적 이행 조치를 확보해 또 다른 기록을 남겼지 않나”라며 “다음번에 또 다른 기록을 남기고 축적하는 게 목표가 돼야지 한풀이 하듯 자폭하듯 협상하는 건 국익에 좋은 건가”라고 반문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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