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풀려진 KF-21 엔진 국산화율, 예산 따내기 용도 우려

      2024.08.14 16:26   수정 : 2024.08.14 16:2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기존에 알려진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에 장착될 엔진의 국산화율 40%는 정부 규정에 따른 수치가 아닌, 비공식 수치였다.

'전체 비용 대비 국내기업 비용'으로 추산하는 정부 무기체계 부품국산화 규정 기준에 따라 공식적인 KF-21 엔진 국산화율은 20% 안팎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알려진 KF-21 엔진 국산화율 40%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업계 기준인 '전체 엔진 공유(TES·Total Engine Share)'에 따른 것으로, 해당 국산화율은 정부 규정 어디에도 없는 기준이란 지적이다.



이같이 부풀려진 국산화율은 정부 주도 사업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면서, 당국의 보다 정확한 관리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40%냐 20%냐..고무줄 국산화율 논란

13일 정부 당국과 방산업계에 따르면 KF-21 체계개발 계약 당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협의해 도출한 엔진 국산화율 목표치는 정부의 무기체계 부품국산화 규정 기준 17%였고, 한화에어로가 제시한 업계 기준인 TES로는 39%였다.

한화에어로와 제너럴일렉트릭(GE)이 함께 만드는 엔진에서 국산화율이 40%에 근접했을 뿐, 한화에어로가 제작할 수 없는 수출통제 부품 등 GE가 직접 납품하는 엔진 부품까지 포함하면 KF-21에 장착될 엔진의 국산화율은 20% 수준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이와 관련, 당국과 업계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엔진 국산화율이 체계개발 계약 당시 정부 기준 17%에서 크게 향상되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해당 기준으로 22%의 국산화율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국산화율로 인해 GE 등 해외기업에 지출할 비용은 고환율 여파로 크게 늘어 KF-21 전체 국산화율도 65%에서 다소 하향조정됐다.

당국 관계자는 "현재 한화에어로가 하는 것은 가공과 조립 수준으로 GE가 면허생산을 허가해준 것만 가능하고, 핵심 엔진 부품은 GE가 주는 것을 그대로 넣어야 한다"면서 "정부 규정 방식으로 볼 때 체계개발 당시 17% 국산화율 목표치에서 현재 수준은 큰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국산화율에 따라 GE에 줘야 하는 라이선스 비용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 라이선스 비용은 국산화율을 포함해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KF-21 한 대에 들어가는 엔진 2개 가격은 총 230억원으로 초도물량치만 4600억원에 전력화까지 갈 경우 2조7600억원이다.

■당국 관리 필요한 시점

국산화율에 대한 정확하지 않은 기준을 방위사업청 등 당국이 제대로 관리하지 측면도 혼선을 야기한다는 지적이다.

혼선을 줄 수 있는 부풀려진 국산화율이 향후 정부의 입김이 막강한 방산 사업 추진 과정에 일부라도 영향을 줄 수 있음에도 방사청은 관망만 하고 있었다는 비판이다.


한편, 한화에어로 측은 "방산물자의 국산화율 확대는 정부 정책에 따라 결정된다"며 "현재까지 KF-21 엔진과 관련해 추가적인 국산화 확대 계획은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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