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엔비디아 필적할 자체 AI 반도체 개발" WSJ...엔비디아, 급등

      2024.08.14 02:39   수정 : 2024.08.14 06: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국 화웨이가 엔비디아의 H100 인공지능(AI) 반도체에 필적할 성능을 갖춘 자체 AI 반도체를 개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화웨이는 현재 잠재 고객사들에게 자사 AI 반도체가 엔비디아의 H100 반도체와 필적할 성능을 갖추고 있다면서 이르면 10월 출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중국의 AI 굴기를 막기 위해 미국이 첨단 기술, 반도체 대중국 수출을 통제하면서 휘청거리던 중국이 자체 기술 개발로 난관을 돌파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화웨이가 AI 기술을 개발했다고 해도 대량생산이 가능할지는 별개 문제라면서 경제성을 갖춘 AI 반도체 대량생산에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화웨이의 AI 반도체 출하 임박 소식에도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6% 넘게 급등했다.


어센드 910C


WSJ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화웨이 테크놀로지스가 조만간 새 AI 반도체를 출하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 기업들과 통신사들이 최근 수 주일에 걸쳐 화웨이의 최신 반도체인 어센드(Ascend) 910C 반도체를 시험 운용 중이다.

화웨이는 고객사들에게 이 반도체가 엔비디아의 H100 반도체급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H100 반도체는 엔비디아가 지난해 출시한 최신 AI 반도체이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의 규제로 대중 수출은 막혀 있다.

미 기술 지우기


화웨이가 첨단 AI 반도체 기술을 개발한 것은 중국 업체들이 미국의 기술 통제에 맞서 자체 기술을 개발할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것이 바로 화웨이다.

화웨이는 정부 지원금 수십억달러를 바탕으로 AI를 비롯해 핵심 기술들을 개발해 내고 있다.

미국 기술을 지우려는 중국 당국의 노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초도 물량 20억달러어치


틱톡 모기업 바이트댄스, 검색엔진 업체 바이두, 국영 통신사 차이나모바일 등이 현재 어센드 910C 반도체 주문을 위해 화웨이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화웨이와 이들 잠재 고객사 간에 현재 논의 중인 초도 공급 물량은 7만개를 넘는다. 금액으로는 20억달러 안팎이다.

화웨이는 이르면 오는 10월 출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대량 생산 가능할까


그러나 화웨이가 AI 반도체 기술을 개발했다고 곧바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미국이 네덜란드, 일본 등 동맹들과 손잡고 대중 반도체 생산 장비 수출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화웨이는 새 AI 반도체는 고사하고 기존 반도체 생산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이 추가 규제에 나서 장비 부품 수입을 막고, AI에 필요한 첨단 메모리 반도체도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시킬 것이란 전망이 높아 화웨이의 AI 반도체 랙 생산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화웨이는 2019년 이후 미국의 제재를 받는 블랙리스트 기업 명단에 이름이 올라가 있다.

엔비디아, 중 시장 빼앗길 수도


화웨이가 반도체 대량 생산을 할 수 있을지 아직 알 수 없지만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고 가정할 경우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 점유율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

엔비디아가 바이든 행정부 규제를 피해 대중 수출용으로 만든 H20, 이를 개량해 현재 개발 중인 B20 반도체 등에 비해 화웨이의 어센드 910C 반도체 성능이 더 높다는 평가가 있다.

리서치업체 세미어낼리시스의 딜런 파텔 애널리스트는 화웨이의 어센드 910C 반도체가 상당한 첨단 반도체라면서 엔비디아의 B20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심지어 미 행정부가 추가 규제에 나서 B20 수출을 막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엔비디아가 B20을 중국에 수출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세미어낼리시스는 미국이 대중 추가 규제에 나서지 않는다면 화웨이가 내년에 910C 반도체를 130만~140만개 생산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 6% 넘게 급등


엔비디아는 화웨이의 AI 반도체 출하 임박 소식에도 불구하고 이날 6% 넘게 더 뛰었다.

화웨이가 AI 반도체를 개발했다고 해도 미국의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에 묶여 대량 생산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높기 때문이다.

전날 4.1% 급등 마감한 엔비디아는 이날은 7.12달러(6.53%) 급등한 116.14달러로 올라섰다.

투자자들은 오는 28일 장 마감 뒤 엔비디아가 공개할 실적이 시장 전망을 압도하면서 또 한 번 도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UBS의 티머시 아쿠리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가 실적 발표에서 지난 분기 매출이 299억달러에 이르렀다고 밝히고, 오는 10월 마감하는 이번 분기 매출 전망도 317억달러로 제시해 시장 전망을 크게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가 지난 분기 286억달러 매출에 주당 0.64달러 순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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