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애리 로펌 마루 대표 "상속 변호, 마음 상처 치유하는 일"
2024.08.15 13:07
수정 : 2024.08.15 15:2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상속전문 변호사로서 의뢰인 서로를 위로해주는 다리 역할을 할 때 뿌듯함을 느낍니다."
채애리 마루 법률사무소 대표는 15일 "가족들과의 상속 소송으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은 의뢰인들 중에 결이 맞은 이들이 있으며, 이럴 때 변호사로서 서로를 연결해주는 역할도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채 대표는 한 경제언론사에 기자로 입사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채 대표는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뒤 대학원에서 조경설계 석사과정을 마치고 기자가 됐는데, 돌아보면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했던 시기"라며 "때마침 로스쿨 제도가 생겼는데 새로운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언론인에서 법조인으로 방향을 전환한 그는 로스쿨을 거쳐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뒤 줄곧 상속전문변호사로 활동했다. 상속전문변호사로 일하며 기억에 남을 만한 소송을 묻자 "잘된 사건보다 잘되지 않은 사건이 더 오래 남는다"고 했다.
채 대표는 "남편의 혼외자로 인해 오랜 기간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온 한 의뢰인은 남편과 사별한 뒤 집 한 채를 증여 받을 수 있었다"며 "하지만 혼외자가 유류분 반환청구소송을 했는데 현행법상 이를 뒤집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가슴에 피멍이 든 것 같다'던 의뢰인의 말이 한 동안 마음을 아프게 했다"며 "최근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유류분 제도에 변화가 있는데 지금이라면 어떤 판결이 나왔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고 덧붙였다.
채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창업을 했다. 소송을 진행하며 만난 상대방 변호사들로부터 함께 일하자는 제안이 이어졌다. 지난해 그가 창업한 마루 법률사무소는 현재 변호사 7명을 포함해 총 17명이 근무한다. 연내 법무법인으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채 대표는 "통상 상속은 돈 때문에 한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론 돈보다 형제 간 따돌림과 이간질 등으로 상처 받아 소송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가족끼리 싸우는 것이 부끄럽다고 생각해 소송을 한다는 사실조차 주변에 말하지 못하는 경우도 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럴 때 답답한 마음을 가진 의뢰인들끼리 연결해주는 역할도 한다"며 "이런 과정에서 의뢰인들이 마음에 위로를 받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채 대표는 '마루'는 다양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글로 '최고'라는 뜻이지만, 흔히 생각하는 '대청마루'를 떠올려도 된다. 의뢰인들이 대청마루에 와서 어려운 마음을 내려놓으면 우리가 해결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는 "동네 사람들이 대청마루를 찾아 걱정을 이야기하면 우리가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따뜻한 로펌'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채 대표는 상속 관련 법률 상식을 널리 전달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 '채변봉투'도 운영한다. 구독자는 최근 1만명을 넘어섰다.
그는 일반인들이 고민할 수 있는 상속과 증여에 대한 조언을 묻는 질문에 "아직 상속세 개편 개정을 확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채 대표는 "최근 상속세 개편이 있었고, 헌법재판소에서 유류분 제도나 친족상도례 규정에 대한 헌법불합치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며 "실제로 대법원 판례 중에 유류분 제도와 관련해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는 판례가 많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이유로 상속 소송 문의가 이어지는데, 다만 아직 상속세 개편 개정 전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예측하기는 어려운 시기"라고 덧붙였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