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의혹' 삼성바이오로직스 행정소송 6년 만에 1심 결론
2024.08.14 09:50
수정 : 2024.08.14 09: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로 회계기준을 누락했다고 보고 중징계를 내린 금융당국의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의 1심 결론이 6년 만에 나온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최수진 부장판사)는 14일 오후 2시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를 상대로 낸 시정요구 등 취소 청구 소송 1심 선고기일을 연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18년 11월 접수됐지만, 집행정지와 재판부의 문서제출명령에 대한 항고 및 재항고 절차 등으로 인해 심리가 지연됐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 직전인 2015년 흑자를 기록한 과정에서 고의적인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보고 중징계를 의결했다.
삼성바이오는 지난 2011년 설립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내다 2015년 회계연도에 1조9000억원대 흑자로 돌아섰다. 당시 삼성바이오는 미국 바이오젠과 합작해 설립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하고, 이 회사 지분가치를 장부가액(2900억원)에서 시장가액(4조8000억원)으로 재평가해 회계장부에 반영했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가 근거 없이 회계처리 기준을 바꾸면서 회사의 가치를 부풀린 것으로 판단했다.
금감원에 사건을 넘겨받은 증선위도 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 등 회계 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봤다. 이에 감사인지정 3년, 대표이사 및 담당 임원 퇴임 권고, 과징금 80억원 등의 제재를 내렸다.
처분에 불복한 삼성바이오는 곧바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제재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집행정지 신청은 인용됐다.
1심과 2심 모두 "증선위의 처분으로 발생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할 필요가 있다"며 신청을 받아들였고, 이는 지난 2019년 9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이 회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이번 행정소송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지귀연·박정길 부장판사)는 지난 2월 이 회장의 19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을 반드시 공시해야 한다고 볼 수 없고 회계사들과 올바른 회계처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