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냉랭'한 건설업 고용…짙어지는 내수 불황 그림자

      2024.08.14 11:41   수정 : 2024.08.14 11:4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7월 고용이 17만명 이상 증가하면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건설업 고용은 '냉랭'하다. 건설업은 국내 고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내수 영향력도 크다.

짙어지는 내수 불황의 그림자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14일 통계청의 7월 고용동향 발표 후 열린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전담반 태스크포스(TF) 회의의 최대 화두는 건설업 일자리 문제였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회의를 주재하면서 "9월 중 공사비 안정화 대책 마련 등 건설 일자리 수요 보완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건설업만 한정한 일자리 대책을 내놓겠다고 공개 언급한 것은 건설업 일자리 감소가 내수 등에 미칠 파급력 때문으로 분석된다.

7월 건설업 고용은 한해 전 대비 8만1000명 줄었다.
올 4월 5000명 늘어난 후 5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세다. 5월 4만7000명 줄었고 6월 6만6000명 감소했다. 7월 감소폭은 지난 2013년 7차 산업분류 변경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통계청은 건설 경기 침체에다 폭염, 폭우 등 날씨 영향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추가 대책을 준비할 정도로 다급하게 움직이는 것은 건설업 고용이 단기간 개선될 여지가 많지 않아서다. 고용동향 뿐만 아니라 고용보험 등은 다른 지표에서도 냉랭한 조짐이 확연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7월 건설업 분야에서 구직급여를 받는 실업자는 7만24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3000명 증가했다. 전체 업종에서 구직급여 지급자가 1만9000명 늘었는데, 이 중 70%가량이 건설업에서 발생한 셈이다. 건설경기 불황 여파에 실업자로 전환해 구직급여를 받기 시작한 사람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건설업 고용보험 가입자도 줄고 있다. 7월 전년 동기 대비 1만2000명(1.5%) 줄었다.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건설업 고용상황은 하반기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을 중심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이 잇따라 좌초한 데다 신규 수주 가뭄까지 겹쳐 상황이 악화일로여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7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72.2를 기록했다.

정부는 건설업 일자리 지원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김 차관은 "건설 일용근로자 맞춤 현장형 고용서비스를 제공하고 특별고용지원업종에 준하는 수준으로 훈련 지원을 강화하는 등 건설 근로자에 대한 전직 및 생계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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