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탈취한 독립투사 문서, 100년 만에 고국 품으로

      2024.08.14 14:47   수정 : 2024.08.14 14:47기사원문

일제시대 일본 경찰이 탈취한 독립운동 지도자들의 문서가 100년 만에 고국 품으로 돌아왔다.

국가유산청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환수 문화유산 언론 공개회를 진행해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을 통해 환수한 ‘한말 의병 관련 문서’ 환수 과정 및 의의를 발표했다.

한말 의병 관련 문서는 1851년부터 1909년까지 작성된 문서 13건을 아우른다.



1907년 조직된 연합 의병 부대인 13도 창의군에서 활동한 허위(1855∼1908) 등이 쓴 글, 구한말 대표적인 우국지사로 꼽히는 의병장 최익현(1833∼1907)의 서신 등이 담겨 있다.

문서는 가로로 길게 이어 붙인 뒤 두루마리 형태로 만들었다.
총 2개로 구성된 두루마리는 모두 펼쳤을 때 가로 길이가 각각 406.5㎝, 569.5㎝에 달한다.

국가유산청과 재단은 두루마리 첫머리에 쓴 글을 토대로 일제 경찰이었던 개천장치(芥川長治)가 자료를 모은 뒤, 1939년 8월 지금의 형태로 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개천장치는 1910년대 조선총독부 헌병 오장(伍長)으로 활동한 뒤, 1935년까지 하얼빈 등에서 일본 제국 총영사관 경찰부 경시를 지낸 인물이다.


문서에는 일제가 의병을 탄압하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다.

개천장치는 각 두루마리에 '한말 일본을 배척한 두목의 편지', '한말 일본을 배척한 폭도 장수의 격문(檄文)'이라고 제목을 남겼다.


이밖에 문서 중에는 의병들의 굳은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자료도 있다.

13도 창의군의 제2대 총대장이었던 허위가 붙잡힌 1908년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글에는 허위의 체포를 안타까워하면서도 항전 의지를 다잡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나라 밖에 있던 문화유산을 국내로 되찾아온 물리적 회복을 넘어 우리 선조들이 조국을 지켜왔던 정신을 오롯이 회복하는 값진 성과"라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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