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피멍 남기는 상속 소송… 의뢰인 보듬는 변호할 것"

      2024.08.15 18:05   수정 : 2024.08.15 18:05기사원문
"상속전문 변호사로서 의뢰인 서로를 위로해주는 다리 역할을 할 때 뿌듯함을 느낍니다."

채애리 마루 법률사무소 대표(사진)는 15일 "가족들과의 상속 소송으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은 의뢰인들 중에 결이 맞는 이들이 있으며, 이럴 때 변호사로서 서로를 연결해주는 역할도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채 대표는 한 경제언론사에 기자로 입사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그는 반도체와 2차전지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업 현장 곳곳을 발로 뛰며 취재했다. 하지만 마음속엔 늘 인생의 방향성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채 대표는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뒤 대학원에서 조경설계 석사과정을 마치고 기자가 됐는데, 돌아보면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했던 시기"라며 "때마침 로스쿨 제도가 생겼는데 새로운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언론인에서 법조인으로 방향을 전환한 그는 로스쿨을 거쳐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뒤 줄곧 상속전문변호사로 활동했다. 상속전문변호사로 일하며 기억에 남을 만한 소송을 묻자 "잘된 사건보다 잘되지 않은 사건이 더 오래 남는다"고 했다.


채 대표는 "남편의 혼외자로 인해 오랜 기간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온 한 의뢰인은 남편과 사별한 뒤 집 한 채를 증여받을 수 있었다"며 "하지만 혼외자가 유류분 반환청구소송을 했는데 현행법상 이를 뒤집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가슴에 피멍이 든 것 같다'던 의뢰인의 말이 한동안 마음을 아프게 했다"고 덧붙였다.

채 대표는 "통상 상속은 돈 때문에 한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론 돈보다 형제 간 따돌림과 이간질 등으로 상처받아 소송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가족끼리 싸우는 것이 부끄럽다고 생각해 소송을 한다는 사실조차 주변에 말하지 못하는 경우도 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럴 때 답답한 마음을 가진 의뢰인들끼리 연결해주는 역할도 한다"며 "이런 과정에서 의뢰인들이 마음에 위로를 받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채 대표는 '마루'는 다양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글로 '최고'라는 뜻이지만, 흔히 생각하는 '대청마루'를 떠올려도 된다. 의뢰인들이 대청마루에 와서 어려운 마음을 내려놓으면 우리가 해결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채 대표는 상속 관련 법률상식을 널리 전달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 '채변봉투'도 운영한다. 구독자는 최근 1만명을 넘어섰다.


그는 일반인들이 고민할 수 있는 상속과 증여에 대한 조언을 묻는 질문에 "아직 상속세 개편 개정을 확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채 대표는 "최근 상속세 개편이 있었고, 헌법재판소에서 유류분 제도나 친족상도례 규정에 대한 헌법불합치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며 "실제로 대법원 판례 중에 유류분 제도와 관련해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는 판례가 많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이유로 상속 소송 문의가 이어지는데, 다만 아직 상속세 개편 개정 전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예측하기는 어려운 시기"라고 덧붙였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