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맥주·막걸리의 잔류농약과 중금속이 안전한 이유는?

      2024.08.18 09:00   수정 : 2024.08.18 09: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시중에 유통 중인 와인을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 90%에서 잔류 농약이 95%에서 중금속인 납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맥주, 막걸리에서도 잔류농약과 중금속이 검출됐다. 다행히 인체 위해도를 따졌을 때 모두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발효주의 잔류농약과 중금속에 대한 관리 기준이 없다는 점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울산시보건환경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의 ‘울산지역 유통 발효주의 잔류농약 및 중금속 실태조사’ 결과를 연구 논문으로 작성해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지 39권 3호에 공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논문은 지난 2023년 울산시에서 유통되고 있는 발효주를 대상으로 잔류농약(400종)과 중금속(납, 카드뮴, 수은)을 분석하고, 그 위해성을 평가한 결과를 담고 있다. 농산물의 경우 우리나라는 농약안전사용기준을 설정해 사용 방법과 사용량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으나 가공식품의 경우 인삼, 녹차 등 건조 농산물에 일부 제한적 기준만 있을 뿐 발효주 등 농산물을 가공한 경우 개별기준이 설정돼 있지 않다는 게 연구의 배경이다.

이번 논문에서 연구 대상으로 삼은 발효주는 60개 종류의 수입 와인과 국내외에서 제조된 맥주 60종, 국내산 막걸리 30종 등 총 150종이다.

와인의 경우 세계 주요 와인 생산국 제품과 대형유통점 및 소매점의 인기 제품을 중심으로 조사 대상을 선정했다.



연구원은 조사에서 잔류농약 400종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150개 중 68.0%인 102개에서 잔류농약이 검출되었다. 와인의 경우 54종(90.0%), 맥주는 37종(61.7%), 막걸리는 11종(36.7%)에서 검출됐다.

검출된 농약의 종류는 모두 35종류이며 관련 기준이 없는 농약도 4종이 확인됐다.

중금속 조사는 납, 카드뮴, 수은을 분석했다. 그 결과 납은 전체 150종 중 73종(48.7%)에서, 카드뮴은 9종에서, 수은은 36종에서 검출됐다.

납은 와인(57종)에서 가장 많이 검출됐으며 카드뮴은 막걸리 7종 와인 1종, 맥주 1종에서 각각 검출됐다.

수은은 와인 12종, 맥주 11종, 막걸리 13종에서 검출됐다.

와인에서 가장 많은 잔류농약이 검출된 이유는 막걸리, 맥주와 달리 포도 수확 후 세척 과정 없이 술을 제조하는 방식 때문이라는 게 논문의 설명이다.

막걸리의 경우 쌀을 세척해서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수용성인 잔류농약이 씻겨 나가, 학계 일부에서는 48%가량의 잔류농약이 소실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즉, 가공식품 제조 과정 중 원료 농산물의 세척 여부가 와인의 잔류농약 등의 검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게 연구진의 판단이다.


다행히도 높은 검출률과는 달리 잔류농약의 위해도를 평가한 결과는 1% 미만(100% 미만일 경우 '안전')으로 '매우 안전한 수준'이었다. 중금속 역시 섭취를 통한 인체 노출량이 낮아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구를 주도한 울산보건환경연구원 김희정 연구사는 “과일 및 곡류를 재료로 하는 발효주는 그 재료가 농산물이지만 잔류농약 및 중금속 관리 기준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연구를 시작했다”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얻은 결과가 과일 및 곡류를 재료로 하는 발효주 안전성 관리의 기초 자료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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