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비웃는 서울 집값 폭등, 강력한 투기 억제 메시지 내야

      2024.08.16 15:16   수정 : 2024.08.16 15:1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8·8 부동산 대책을 비웃듯이 서울에 이어 수도권, 대도시 집값까지 꿈틀대고 있다. 16일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20.9로 전달보다 6.3p나 올랐다. 집값이 크게 올랐던 2021년 10월(129.7)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른 것이다.



주택매수 심리 상승세와 맞물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도 21주 연속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공시한 8월 둘째 주(12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8% 올랐다. 5년 11개월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지난달 서울 집값은 전국 평균의 5배인 0.76%의 상승 폭을 기록했다. 2019년 12월 0.86% 이후 최대다.
전국 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15% 올라 두 달 연속 상승세다.

지표상 매수심리와 아파트 가격이 동반 상승 중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상승 폭이 집값이 폭등했던 2019~2020년 이후 최대치라는 점에서 과열 조짐마저 확인된다. 향후 2~3년내 신규 물량 공급 부족, 실수요자의 똘똘한 한 채 갈아타기 매수,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투자 욕구 등 집값이 급하게 오르는 배경은 복합적이다. 게다가 하반기 중에 한 차례 이상의 기준금리 인하가 유력한 것도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불안한 심리가 가수요를 일으키고 투기로 번지는 것은 가장 경계해야 한다. 일명 포모(FOMO· 불안심리에 따른 추격 매수) 현상이다. 전조 단계에 진입했다면 정부 정책이 시장에 먹혀들지 않아 실패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올 들어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서울 서초·강남·용산 등은 아파트 매매 두 건 중 한 건 이상이 기존 전세금을 승계해 투자하는 일명 '갭투자'라는 집계도 있다. 실거주보다 차익을 내다보고 매수하는 투자 목적이 크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는 지난주 서울권 그린벨트를 풀어 신규 주택 8만 호 조성, 1기 신도시 17만 호 조기 착공 등을 담은 부동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6년내 수도권에 40여만 호를 순차적으로 공급하겠다는 대책은 수요자들이 보기엔 긴 시간일 수 있다. 재건축 건축비와 분담금 등도 크게 오른 터라, 이마저도 제때 이행될지 의문을 갖고 있다. 적어도 내년, 내후년까지 물량 확대에 미칠 영향이 작다고 본 것 같다. 전국에서 내년에 입주하는 아파트가 올해보다 30% 정도 줄어든 24만여 가구에 그친다. 추격 매수하려는 심리를 꺾거나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진정시키는 데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부동산 대책이야말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성패를 성급하게 논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투기 성향의 자금이 집값을 비정상적으로 높이는 행태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공급 확대 정책이 먼저이기는 하지만, 규제도 병행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적재적소에 세밀한 핀셋 규제를 해야 하는 것이다. 투기지역 재지정, 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대출 규제, 특례대출 제한 등도 속히 검토해야 한다.
일관성 있고 강력한 정책 의지를 보여줘야 시장에서 신뢰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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