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북한, 美대선 도발시 협상 부정적..대화협의체 호응하라”
2024.08.16 23:35
수정 : 2024.08.16 23: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6일 북한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 직전 도발을 감행하면 오히려 북미 협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8·15 통일 독트린’ 발표를 통해 제안한 대화협의체에 호응하라고 촉구했다.
김 차장은 이날 KBS에 출연해 “만일 11월 5일 미 대선 이전에 북한이 도발을 해서 미국의 관심을 일으킨다면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겠지만, 반대로 끝까지 핵·미사일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상대와 어떤 협상과 합의가 있겠나 라는 부정적 메시지도 줄 수 있다”며 “(그래서) 북한으로선 여러 가지 깊게 생각할 문제”라고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 과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북미정상회담을 거론하며 담판 가능성을 내비쳤다. 북한도 이에 미국과의 협상을 노리고 미 대선 전에 관심을 끌기 위한 대규모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김 차장은 북한의 계산이 맞지 않을 수 있다며 경거망동 하지 말라는 경고를 한 것이다.
이와 함께 무력도발이 아닌 대화에 나서라는 요구도 내놨다. 윤 대통령이 전날 광복절 경축사에서 발표한 통일 독트린에 담긴 남북 대화협의체에 응하라는 것이다.
김 차장은 “북한이 당장 오늘 내일이 아니더라도 (통일 독트린의) 취지를 공감하고 호응할 것을 촉구하고 기대하고 있다”며 “처음부터 민감하고 어려운 문제를 다룰 필요는 없고, 그동안 갖고 있던 불만과 오해를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으며 이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한 당국도 잘 생각해보면 언제든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는 창구는 필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같은 날 김영호 통일부 장관도 김 차장과 유사한 전망을 내놨다. 북한 당국이 남북 대화협의체 제안을 두고 대내외 여건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통일 독트린 관련 브리핑에 나서 “북한도 이 제안을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 (정부가 노리는) 북한 주민 의식 변화도 중요하지만, 북한 당국도 미 대선 등 여러 상황을 판단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지난 1일 북한 수해 관련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지원 의사를 표명했다. 북한이 진정성을 이해하고 호응하길 진심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과거 실무급 대화를 바탕으로 고위급 회담으로 전환된 경우가 있었다. 상향식 접근으로 하나하나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