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 과충전보다 셀 결함이 주원인"
2024.08.18 18:16
수정 : 2024.08.18 18:16기사원문
윤원섭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교수(사진)는 지난 16일 국내 언론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과충전은 전기차 화재의 결정적인 원인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교수는 "전기차 충전 깊이(충전율) 혹은 속도가 화재와 연관이 없지는 않지만, 화재의 지배적인 요소는 아니다"면서 "100% 충전이라는 게 굉장히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양극의 100% 용량은 (g당) 275mAh가량인데, 실제로 사용한 것은 200∼210mAh 정도이고 이를 100%라고 규정한다"며 "다시 말해 우리가 100%라고 말하는 것은 안전까지 고려한 배터리 수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터리 제조사에서 만들어 놓은 용량이 100이라고 한다면 실제 충전은 90이나 95까지 되는 용량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이미 그런 기술들이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을 통해 시스템화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윤 교수는 전기차 화재 예방을 위해 과충전을 막는 조치 보다는 배터리셀 관리 부문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메르세데스-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에 대해서는 "전소됐기 때문에 원인을 알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결국은 셀의 내부 결함이 가장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결함이라고 하면 불량처럼 느껴질 수 있는데 그보다는 수억개의 셀을 만들면서 어쩔 수 없이 나오는 셀의 편차라는 말이 맞다"며 "그 편차 중 가장 밑단에 있는 (성능이 떨어지는) 셀을 계속 사용하면 불안정해질 수 있다. 이를 잘 관리했다면 초동 조치를 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했다. 특히, 그는 "셀의 미세 결함들을 검출하는 기술을 더 강화했으면 좋겠다"면서 "안전에 대한 부분을 더 제어할 수 있고,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기술을 조금 더 강화하면 (전기차 화재 사고를) 우리가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최근 정부가 권고한 '배터리 제조사 공개'는 안전이나 소비자 선택권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셀 회사 뿐 아니라 셀의 특징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들도 공개됐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