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모두 새 휴전 협상에 냉담...난감해진 美
2024.08.19 09:56
수정 : 2024.08.19 09:5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가 18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내고 미국 및 아랍 중재국들이 논의한 새로운 휴전 협상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을 이스라엘이 관리한다는 조항을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으며,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마스 "이스라엘이 자꾸 조건 추가해"
이스라엘 영자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하마스는 18일 성명을 내고 15~16일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된 휴전 및 인질 석방 논의를 거부한다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비난했다.
지난해부터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을 중재했던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 대표들은 16일 도하에서 새로운 휴전 협상을 마친 뒤 공동성명을 내고 “건설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735호에 부합하는 ‘가교 제안’을 만들어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쪽에 제시했다고 알렸다. 앞서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말에 가자지구 3단계 휴전안을 제시했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6월에 해당 제안을 지지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하마스는 바이든의 휴전안을 토대로 지난달 2일 새로운 휴전안을 제시했다.
하마스는 18일 성명에서 중재국들이 언급한 ‘가교 제안’이 이스라엘 입장으로 기울어졌다고 주장했다. 가장 문제가 되는 조항은 가자지구와 이집트의 국경지대 통제권이었다. 하마스는 가교 제안에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 지역인 필라델피 회랑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었다고 비난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이집트 국경을 통해 무기를 밀수한다며 이스라엘군이 휴전 이후에도 필라델피 회랑을 직접 관리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이를 거부하면 협상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인질과 교환하기로 약속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과 관련해 추가 조건을 걸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우리보다 하마스 압박해야"
네타냐후 역시 하마스 성명 당일 카타르 도하 협상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스라엘은 이번 협상에 참여했지만 공동 성명에서 빠졌고, 하마스는 협상에 참여하지도 않았다.
네타냐후는 18일 주간 내각회의에서 "하마스는 지금까지도 완강한 태도를 보이면서 도하 협상에 대표도 보내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협상 타결을 위해서는 “이스라엘이 아니라 하마스와 하마스의 새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를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는 "우리는 주고받는 협상을 하는 것이지, 주기만 하는 협상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 있고 그럴 수 없는 영역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질 석방을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해 필수적인 원칙에 대해서는 확고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전을 중재중인 미국은 일단 네타냐후부터 압박할 계획이다. 18일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선제공격한 지난해 10월 7일 이후 9번째로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블링컨은 네타냐후 등 이스라엘 주요 인사들을 만난 다음 20일 이집트로 향할 계획이다.
미국의 바이든은 1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휴전 협상에 대해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다”라며 협상 타결이 “여전히 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