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하늘에도 스콜 쏟아지더니...“韓 산업, 이상기후로 1년새 0.6%p 주저앉았다”

      2024.08.19 12:00   수정 : 2024.08.19 12: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이상고온 등의 기후 충격이 국내 산업생산 증가율을 0.6%p 하락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생산성이 낮아지고 원자재 수급에도 차질이 생긴 결과로 특히 농림어업과 건설업에 미친 부정적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지난해 중반 이후 식료품과 과실을 중심으로 물가에 미친 영향력도 확대되는 가운데 강원과 제주의 기후위험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13일 발간한 BOK이슈노트 '이상기후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이상기후(CRI) 변화는 2000년 이전에는 산업생산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못했으나 2001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1년부터 2023년까지 이상기후 충격은 산업생산 증가율을 12개월 후 0.6%p가량 하락시켰다. 기후변화 등이 노동생산성과 농축수산물 생산량을 하락시키고 조업중단, 원자재 수급 차질, 재고 유지비용 증가 등 악영향을 초래한 결과다.

특히 농립어업과 건설업이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상기후 충격이 산업별 성장에 미친 영향을 살펴본 결과 농림어업은 최대 1.1%p, 건설업은 최대 0.4%p 하락했다.
건설업의 경우 호우나 폭염 등 이상기후로 인해 제조업 중단, 원자재 수급 차질, 노동생산성 감소 등 악영향에 노출될 수 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상대 적으로 영향이 작은 것으로 분석됐고 전기·가스·수도 산업은 이상기후 충격으로 전기 및 가스 사용량이 확대되면서 오히려 성장률이 상승했다.

이상기후는 물가도 끌어올렸다. CRI를 활용하여 전품목, 식료품, 과실, 채소에 관련된 소비자물가지수의 필립스 곡선을 추정한 결과 2010년 이후 대부분 이상기후 현상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력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분석됐다. 식료품(0.18%p) 및 과실(0.40%p), 채소(0.32%p)의 영향력이 크게 나타났다.

특히 2020년 이후 이상기후가 인플레이션을 지속적으로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이상기후 충격의 기여율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 이후 이상기후 충격은 인플레이션에서 약 10% 정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이상기후 현상은 제주, 강원의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과 지속성이 과거 대비 커졌다.
이는 이상고온이 잦은 강원과 해수면높이가 전국에 비해 상위권에 위치한 제주의 CRI가 전국 평균을 큰 폭 상회한 가운데 시간이 갈수록 지역별 편차가 확대된 결과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 빙하감소에 의해 동해를 중심으로 수온이 상승하면서 열팽창효과로 인해 동해안·남해안 해수면이 크게 상승한 것도 제주, 강원의 CRI 상승 요인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원석 한은 전북본부 기획조사팀 과장은 “전국 및 지역별 CRI가 시간에 따라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시간이 지날수록 지역별 편차가 확대되는 경향을 나타냈다”며 “이는 지구온난화 및 환경오염 등의 영향으로 이상기후의 빈도 및 강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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