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은 타결됐는데'..기아, 임단협 리스크 진통..20일 파업 찬반투표

      2024.08.19 15:51   수정 : 2024.08.19 15:5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그룹의 핵심 그룹사인 기아에 다시 파업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의 맏형인 현대차는 6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뤄냈지만 기아는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는 20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앞서 기아 노조는 지난 8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의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지고, 노조 투표에서 과반 이상의 찬성표가 나오면 기아 노조는 합법 파업권을 얻게 된다.

기아 노조는 이날 소식지를 통해 "동종사(현대차)의 교섭 결과를 두고 적당한 선에서 임단협을 마무리하려 한다면 노조의 투쟁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회사를 압박하고 나섰다.

기아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5만9800원+α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및 특별성과급으로 영업이익의 2.4%를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현대차와 동일하게 정년연장과 노동 시간 단축 등도 요구안에 포함시켰다.


기아가 현대차와 달리 임단협 협상에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이유로는 지난 2022년 혜택이 줄어든 '퇴직자 차량 평생 할인' 제도 재협상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는 연령 제한 없이 25년 이상 근무한 퇴직자에게 2년 마다 신차 구매 시 25% 할인 혜택을 유지하고 있지만, 기아 노사는 지난해 할인 주기를 2년에서 3년으로 바꾸고 할인율도 최대 30%에서 25%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또 고령 운전자 문제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해 연령도 75세로 제한을 두기로 했다. 다만 이후 기아 내부에서 현대차와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6년 연속 무분규로 임금협상을 마무리 지은 만큼, 기아 노조도 실제 파업을 염두에 두기 보다는 핵심 사안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카드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기아의 올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률(13.1%)이 현대차를 추월해 전 세계 대중차 브랜드 중에서 가장 높은 성적표를 받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노조의 강경 행보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실제 2019년과 2020년엔 현대차 노조는 파업을 하지 않았지만 기아 노조는 파업을 강행한 바 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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