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제에 충격 주는 이상기후 대응책 시급하다

      2024.08.19 18:05   수정 : 2024.08.19 18:05기사원문
최장기 폭염, 기습폭우 등 이상기후가 실물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 이상기후 충격이 국내 산업생산 증가율을 0.6%p 떨어뜨렸다는 한국은행 보고서가 19일 나왔다. 2001년부터 2023년까지 이상기후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기후위험지수(CRI)와 산업생산, 소비자물가 상승률 상관관계로 분석한 것이다.



물가와 함께 산업생산, 즉 경제성장률 측면에서의 분석은 이례적이다. 이상기후 충격 1년 뒤 농림어업 분야 성장률은 1.1%p나 하락했다.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건설업도 생산성이 0.4%p나 떨어졌다. 소비자물가 상승 요인의 10% 정도가 긴 장마와 가뭄, 폭염 등 이상기후 때문이라고도 했다. 이상기후 충격 3개월 후에 물가가 0.03%p 올랐는데,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따른 수입 대체효과가 없었다면 물가상승 폭이 0.08%p로 더 높았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상기후가 물가상승 등 일시적 영향 이상으로 우리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다는 의미다. '더 덥고 더 추운' 이상기후를 일시적 현상으로 넘길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더 높은 경각심을 가져야 하겠다. 우리 산업과 내수는 사계절에 맞춰 최적의 구조로 돌아간다. 1, 2월 한파와 6월 장마, 8월 무더위, 9월 태풍 등의 자연재해 패턴에 맞게 대응해왔다. 공장과 아파트도 날씨와 계절에 맞춰 짓는다. 농수축산물과 가공품 등도 수급을 조절하며 소비해왔다.

그러나 이상기후라는 종합재해가 나타나면서 우리는 큰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무엇보다 농어업과 산업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올여름 바다 온도가 평년보다 2~3도 높아 광어, 돔 등 양식어종 100여만마리가 폐사했다. 닭과 돼지 등 가축들도 무더위에 수십만마리가 폐사했다. 고추, 배추 등은 폭염에 녹아내리고 썩어 가격이 치솟고 있다.

야외조업이 대부분인 조선업, 내수 생산유발 효과가 큰 건설업 등은 기록적 폭염에 조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소비와 내수, 산업에 직접적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다.

29일째 지속된 서울의 열대야는 118년 기상관측 사상 최장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폭염을 식히기 위해 냉방장치를 더 가동하면서 여름철 전력수요 100GW도 놀랄 일이 아니다.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발전소와 송전설비 등 인프라를 1~2년 안에 가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소 2~5년을 앞서 선제적으로 계획하고 이행해야 함은 명확하다.

과일 등 농산물 물가안정을 위해 FTA를 통한 무관세 교역과 대상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 건설현장, 택배 등 야외에서 일하는 근로자 안전, 폭염에 취약한 소외계층을 위한 포용적 복지대책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정부는 6년 전 폭염을 5대 법정 자연재난에 포함시켰다. 일상화된 폭염에 대비한 농축수산업, 주력산업, 전력, 수입대체 등 각 분야의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대응 시나리오를 세워야 할 때다.
국회는 국가 기간전력망특별법과 같은 필수 법안을 신속히 개정해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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