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예 아닌 폐지를" 서울 냉소… "피해 막아" 지자체 안도
2024.08.19 18:28
수정 : 2024.08.19 20:19기사원문
19일 업계와 지자체 의견을 종합하면 지난 2021년 1월 완전월급제를 먼저 시행한 서울의 경우 택시기사가 일한 만큼 수입을 가져가지 못하는 시스템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면서 기대의 목소리는 애초부터 비교적 크게 들리지 않았다.
업무에 대한 동기부여가 떨어지며 택시회사 매출이 감소하고, 이는 다시 임금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반복을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는 얘기다. 서울은 결과적으로 법인택시 기사를 그만두는 사례가 급증하며 택시회사가 기사를 구하기 힘든 지경까지 됐다.
실제 지난 6월 말 기준 서울의 등록 법인택시 수는 1만5031대, 법인택시 기사 수는 2만52명으로 월급제 이전인 2019년 12월보다 등록 택시 수는 22%, 기사 수는 34% 각각 급감했다.
현재 서울의 택시회사들은 적은 기본급에 택시기사가 올리는 수입에 따라 추가 성과금을 받는 구조로 운영한다. 택시월급제의 도입 취지와는 차이가 있는 사실상 '유사 사납금제'의 형태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업체뿐만 아니라 기사들도 "택시업 특성상 완전한 월급제는 불가능하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낸다.
법인택시 운전 5년차라는 차모씨(48)는 국회 결정 뒤 기자와 만나 "탁상공론"이라며 "서울도 유예가 아니라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일축했다. 이어 "서울권 회사 중 진짜 수익 상관없이 월급만 받는 곳은 한곳도 없다. 말이 안 되는 정책이니 폐기해야 한다"면서 "대신 노사협의 잘 될 수 있고, 수익목표 이런 것을 없앨 수 있고, 택시기사를 많이 할 수 있도록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0년째 법인택시를 운행한다는 김모씨(69)도 "(택시월급제는) 필요성이 전혀 없는 정책"이라며 "열심히 일한 사람은 하는 만큼 벌어가야 하기 때문에 월급제를 싫어할 수밖에 없다. 게으른 사람만 좋아하는 제도"라고 주장했다.
전국 지자체들은 2년이라는 시간을 벌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하면서도 택시 완전월급제 시행 이후 일반 대중이 고스란히 입게 될 피해에 여전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구광역시는 해당 사안에 논란이 많아 내용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대응을 고심 중이다. 인천광역시는 법 시행이 어렵다는 취지의 내용을 일찌감치 국토교통부에 전했다. 또 월급제가 시행되더라도 택시업계가 기사들과 계약을 체결하는 시기는 이보다 늦춰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울산광역시, 전북특별자치도, 광주광역시, 강원특별자치도, 경기도 역시 향후 상황을 지켜보거나 제도개선 의견을 국토부에 건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택시월급제는 법으로 시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관여하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주민들 피해를 우려해 정부와 정치권에 의견 피력을 하고 있다. 변화가 예상되기에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