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에도 뜨거운 ‘車반도체’ 경쟁… 삼성·TSMC 독일서 승부

      2024.08.20 18:18   수정 : 2024.08.20 18:18기사원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와 삼성전자가 완성차 기업들이 밀집한 독일에서 차량용 반도체 한판 승부를 벌인다. TSMC가 독일에 차량용 반도체 생산공장을 건설해 한발 앞서 가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오는 10월 뮌헨에서 파운드리 포럼을 열고 선단 제품과 공정을 공개해 추격에 나선다.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위축했지만 미래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초전이 본격화된 양상이다.



■ TSMC, 車반도체 전진 기지 확장

2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TSMC의 유럽자회사 ESMC는 이날 독일 작센주 드레스덴에서 반도체 공장의 기공식을 진행했다. 이날 기공식에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웨이저자 TSMC 회장 등이 참석한다.

ESMC는 TSMC가 보쉬·인피니언·NXP와 손잡고 설립된 현지 법인이다. TSMC가 전체 지분의 70%를, 나머지 3사가 각 10%씩 지분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총 투자금액은 TSMC가 약 35억유로(약 5조1751억원), 독일 정부가 50억유로(약 7조3930억원)를 담당했다.
총 투자액은 100억유로(약 14조7864억원)로 알려졌다. ESMC의 드레스덴 공장은 2027년 말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월 약 4만장의 12인치 웨이퍼를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반도체 업계에선 ESMC가 28나노미터 이상의 레거시(성숙) 반도체 위주로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독일 공장 설립을 통해 TSMC가 유럽 시장과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재편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평가했다.

TSMC는 올해 4월 자동차용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에 활용되는 인텔의 자율주행 자회사 모빌아이의 반도체 위탁생산을 대량 수주하는 등 차량용 반도체 시장 리더십 확보에도 나섰다.

■ '초격차' 제품으로 추격 나선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은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아우르는 종합반도체기업(IDM)으로서의 역량을 살려 파운드리 수주와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4월 삼성전자는 북미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의 접점 확대를 위해 미국 미시간주 사우스필드에 차량용 반도체 오피스를 개소했다. 또, 중국 최대 규모 자동차 전시회인 베이징 모터쇼에 처음 참가해 중국 차량용 반도체 시장 공략에 나선 바 있다.

오는 10월 독일 뮌헨에서 개최될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서 삼성전자는 현지 차량 부품 고객사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은 이 포럼에서 선단 전장(자동차 전기부품) 솔루션 양산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언급된 '8나노·5나노 eM램(내장형 M램)' 개발 현황도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유럽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서 "2027년까지 5나노 내장형(e)M램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14나노 eM랩의 개발이 완료된 것으로 전해진다. eM램은 빠른 읽기와 쓰기 속도를 기반으로 높은 온도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 가능한 전장용 차세대 핵심 메모리 반도체다.


반도체 업계는 캐즘(대중화 전 수요침체)에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위축됐지만 장기적으로는 우상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2020년 약 400억달러(약 53조3080억원)의 시장 규모가 2027년 880억달러(약 117조2776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의 고도화로 차량 내 반도체의 개수와 필요로 하는 성능은 점점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전기차 수요 침체로 일시적으로 위축될 수 있으나,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기업들의 미래 주요 사업 영역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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