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우크라이나 전쟁 속에 중국 리창 총리 모스크바 방문
2024.08.21 13:08
수정 : 2024.08.21 13:08기사원문
【베이징=이석우 특파원】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 도착해 사흘 간의 러시아 방문을 시작했다. 미국 대선과 지속되는 우크라이나 전쟁 속에서 양측이 공조와 협력을 모색하면서 전략적 협력 기제를 만들기 위해서이다.
21일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리 총리는 22일까지 사흘간 모스크바에 머물면서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와 제29차 중·러 정례회담을 하며 양국 관계를 논의한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들은 리창 총리가 푸틴 대통령과 미슈스틴 총리를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 미국의 러시아 및 중국에 대한 제재, 미국 대선 등 국제 문제와 두 나라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두 나라는 이견을 빚고 있는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에 대해 조율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중러 두 나라의 파트너십의 시험대로 여겨지는 이 프로젝트는 몽골을 지나게 되는데 일단 중러 간 가격 협상 실패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2차 제재 우려 등 지정학적 요인 탓으로 2028년 이후로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이 해당 가스관의 몽골 구간을 일방적으로 통제하고자 하자 중국이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몽골에 대한 러시아 영향력의 증가에 중국 측이 부담스러워 한다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1996년부터 해마다 총리 정례회담을 가져왔다. 직전 회담은 지난해 12월 1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 총리는 모스크바 도착 직후 "중국과 러시아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략적 지도 아래 국제 관계와 주요 주변국 간의 관계에서 새로운 유형의 모델을 설정했다"라고 말했다.
또 "지난 75년간 중러 관계는 변화하는 국제 상황의 시험을 견뎌왔고 시간이 갈수록 더 강해지며 신선해졌다"라며 "새 시대의 중러 관계는 강한 상호 정치적 신뢰와 다양한 분야의 생산적인 협력, 뿌리 깊은 우정, 긴밀하고 효과적인 국제 공조로 새로운 활력과 에너지를 보여줬다"라고 평가했다.
리 총리의 이번 방문은 양국 수교 75주년을 맞아 미슈스틴 총리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러시아 방문에 이어 리 총리는 22∼23일에는 벨라루스를 방문한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지지하고 전술 핵무기 연습 등에 참여해 왔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과 벨라루스의 정치적 신뢰는 한층 강화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