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자 주식 사지도 말라?"..주가 부양 안간힘쓰는 CEO들

      2024.08.22 08:08   수정 : 2024.08.22 08:0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L이 들어가는 주식은 사지도 말자.""LG들어간 건 사는 게 아니다." "LG, 기업은 좋지만 주식은 안 좋습니다."
LG 계열사의 주식과 관련된 글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단골 반응이다.

견고한 실적과 업계 내 확고한 시장지배력에도 불구하고 유독 타 대기업에 비해 주가가 지지부진한 탓에 투자자들 사이에서 밈(인터넷 유행)으로 퍼지고 있다. 심지어 임직원들 사이에서도 자사 주식에 대해 이같이 표현하며 자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LG의 전자 계열사들의 최고경영자(CEO)들은 기업 실적과 규모에 맞는 '주가 정상화'를 꺼내들며 주가 부양에 안간힘이다.

LG전자 "'가전 디스카운트' 넘자"

LG전자는 21일 서울 강서구 마곡 사이언스파크에서 '인베스터 포럼'을 열고 지난해 '2030 미래비전' 선포 이후 1년간 추진해온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의 경과와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이날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상반기 LG전자의 기업가치가 4배까지 올랐다고 밝혔다. 향후 사업 전환을 통해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고, 기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CEO는 올해 하반기 중 북미와 유럽 등 시장에서도 기업설명회(NDR)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업체 이미지가 너무 확고하다 보니 외부 평가에서 '디스카운트'가 있다"면서 "AI를 접목시킨 LG전자의 다양한 사업들을 투자자들에게 어필하며 실적에 알맞은 평가를 받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2021년 11월 25일 조 CEO가 취임할 당시 LG전자의 주가는 12만5500원이었으나, 이날 종가 기준으로 9만600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4일 13만2400원을 찍은 후로 고전 중이다.

LG전자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6월 창사 이래 첫 반기 배당을 결정했다. 보통주 주당 500원으로, 배당 총액은 약 900억원 수준이다. 앞서 지난 3월 환경·사회·지배구조(ESG)위원회에서 반기배당 도입, 최소배당금(주당 1000원) 설정, 배당성향 상향(20→25%) 등 새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LG전자는 또 이날 공시를 통해 "당사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상세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2024년 4·4분기 중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D·LG이노텍 "실적부터"

LG이노텍은 1·4분기와 2·4분기 계절적 비수기에도 깜짝 실적을 거둔 가운데, 주가도 정상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문혁수 LG이노텍 CEO가 정식 선임된 지난 3월 21일 LG이노텍의 주가는 종가 기준 19만3900원이었다. 이날 기준 LG이노텍의 주가는 25만2500원으로 지난 7월16일 30만6000원을 기록한 후 조정기를 거치고 있다. LG이노텍 배당성향은 2017년부터 매년 조금씩 상향 조정돼 왔다.

적자의 늪에서 탈출 중인 LG디스플레이는 3월22일 정철동 대표이사 사장이 정식 선임될 당시 1만750원에서 이날 종가 기준 1만1080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15일 1만3180원 대비 17% 가까이 하락한 수치다. 정 사장은 취임 후 별도의 주가 부양책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주가 부양에 앞서 실적 회복이 먼저라는 입장으로 안다"면서 "현재도 정 사장이 파주를 비롯해 현장으로 꾸준히 출근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LG이노텍 사장 시절인 지난해 1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 부양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어 실적이 안정화되면 주가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시총 순위 2위에 오른 LG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전기차 캐즘의 영향으로 그룹사 순위가 3위로 밀려났다"면서 "LG의 전자 계열사들이 실적에 비해 부진한 주가를 보이는 가운데, 주가 정상화가 LG 전자 및 부품 계열사 CEO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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