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마약 수사기법 진화… CCTV로 '드랍퍼' 잡는 시대 온다
2024.08.21 18:14
수정 : 2024.08.21 18:14기사원문
CCTV에 찍힌 마약 드랍퍼의 행동이다. 드랍퍼는 상선의 지시를 받고 소비자에게 전달할 마약류를 특정 장소에 숨기는 마약류 공급책이다. 그동안 드랍퍼를 잡기 위해서는 CCTV 영상을 모두 돌려봐야 했기 때문에 수사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이에 대검찰청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 영상을 분석해 마약 드랍퍼를 잡는 수가 기법을 개발 중이다.
■ CCTV로 잡는 '드랍퍼'
21일 검찰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오는 2026년 12월까지 '다중영상 기반 마약사범 추적 및 검거를 위한 AI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대검찰청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을 통해 해당 연구개발 과제를 지난 1월에 공고했고 지난 4월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컨소시엄을 수행 기관으로 선정했다.
해당 AI 기술은 CCTV에 찍힌 인물 중 마약 드랍퍼로 의심되는 이들을 AI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색출해 내는 기술이다. 개발을 위해 대검찰청은 범행 당시의 인상착의와 이용 차량 등 마약류 사범을 식별할 수 있는 장면을 CCTV 영상에서 축출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어 드랍퍼의 '던지기(상호 약속된 장소에 마약류를 숨겨 놓는 거래 방식)' 행동과 주요 이동방식 등을 AI에 학습시키고 있다.
대검찰청은 최근 마약 공급 사범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포착하고 AI 기술 도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대검찰청이 매년 발간하는 마약류범죄백서에 따르면 마약류 공급사법인 밀수사범과 밀경사범은 지난해 9139명으로 3년전 3229명에 비해 126.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마약류 사범이 1만6153명에서 2만7611명으로 70.9% 늘어난 것과 비교해 큰 폭의 증가세였다.
AI 기술이 도입될 경우 마약류 범죄 관련 수사에는 속도가 붙고 정확성도 높아질 것이라는 게 현장 수사 인력의 평가다.
마약 수사를 담당한 경험이 있는 한 수사 관계자는 "하위 마약 유통책인 드랍퍼는 현장에 도착해 장소를 찾기 위해 주변을 서성이는 등 일정한 행동 양식을 보인다"며 "사람이 CCTV 영상 전체를 확인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데 이를 AI가 대신한다면 속도감 있는 수사가 가능해 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드랍퍼의 행동 양식이 있기 때문에 AI 기술로 충분히 찾아낼 수 있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 "검찰은 계속해서 진화 중"
대검찰청은 해당 AI 기술을 개발하는 것 이외에도 마약류 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수가 기법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는 '인터넷 마약범죄 정보취득(E-drug monitoring) 시스템'을 구축·가동해 텔레그램에서 마약류를 판매하는 계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또 실제 마약류를 판매하는 계정에 대해 위장거래를 진행해 드랍퍼부터 검거하는 상향식 수사를 진행 중이다. 마약류 거래에서 가상자산이 많이 이용되는 점을 고려해 '가상자산 추적 프로그램'도 사용하고 있다.
노만석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장(검사장)은 "검찰이 마약류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다"며 "빠르게 확산하는 마약류 범죄로부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검찰은 계속해서 진화 중"이라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