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상금 지급 조차 불투명... '회장사 없어 생존 위기' 사격연맹 이사진 전원 사퇴
2024.08.21 21:20
수정 : 2024.08.21 21:2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사격은 양궁 못지 않은 성과를 냈다. 금메달 3개와 은메달 3개로 대한민국의 종합 8위를 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역대 사격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현재 사격계는 하루하루 생존이 급급하다. 당장 선수들에게 포상금 조차 지급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20년간 사격을 지원했던 한화가 떠난 빈자리가 너무 크다. 현대라는 세계적인 공룡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는 양궁이 부러울 따름이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3개로 역대 최고 성적을 낸 직후 자신의 사업 문제로 회장직을 내놓은 신명주 전 회장 사태에 책임지고 대한사격연맹 이사회 전원이 사임 의사를 밝혔다.
대한사격연맹은 봉황기 전국사격대회가 한창인 전라남도 나주 전남국제사격장에서 21일 이사회를 열어 이은철 실무 부회장을 포함한 31명 이사 전원이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결의했다
여기에 연맹 사무국에서는 지난달 중순 부임한 박정상 사무처장도 함께 사퇴 의사를 밝혔다.
2002년부터 20년 넘게 회장사를 맡아 온 한화그룹이 지난해 11월 사격계를 떠난 뒤 대한사격연맹은 새 회장사를 물색해왔다.
경기 불황 속에 좀처럼 회장사를 맡을 기업은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지난 6월 경기도 용인시에서 종합병원을 운영하던 신명주 병원장을 신임 회장으로 추대했다. 한국 사격은 회장사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파리 올림픽에서 성과를 냈다.
그러나 신 회장은 명주병원 직원 임금 체불 사태가 공론화되자 파리 올림픽 사격 종목 일정이 끝난 직후 돌연 사임 의사를 밝혔다.
신 회장은 취임식과 파리 올림픽 출장비는 연맹과 정산을 마쳤고, 취임 당시 출연을 약속한 지원금 3억원은 올해 12월 사격인의 밤 행사에 앞서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신 회장의 사직서는 9일 자로 연맹에 접수된 상태다. 사격계에서는 신 회장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비판하는 의견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이사진 전원이 사퇴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회장 취임 2개월 만에 새 회장사를 찾아야 하는 대한사격연맹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사태 수습에 나설 참이다. 회장사를 못구한다면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 하나도 없다. 파리에서 최고의 성적을 냈지만, 사격연맹의 앞 길은 매우 불투명하기만 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